25일 별세한 이건희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지역과도 70여년 간 긴 연을 만들어 왔다.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대구경북을 비켜가는 경향을 보이며 아쉬움을 사기도 했지만, 생전 고향 대구에 대한 애정이 작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서문시장 근처에서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나 3살 때까지 머물렀다. 이건희 회장이 출생했던 '호암 이병철 고택'은 대구 중구 인교동에 보존돼 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 그룹의 대규모 투자에서 대구경북이 소외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삼성의 뿌리가 대구임에도 지역에 소홀하다'는 비판과 함께 관계는 소원해지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 대구 성서산단으로 올 것으로 전망되던 삼성자동차가 부산으로 방향을 틀고, 그 대신 대구에 자리잡은 삼성상용차마저 2000년 파산하자 지역 내 반발이 극심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2011년에는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와의 연계를 목표로 1년 넘게 러브콜을 보내던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인천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고인의 삼성그룹 회장으로서 대구에서의 공식 일정은 두 차례 있었다. 회장 취임 이후 1995년 9월에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제일모직 대구공장과 성서 삼성상용차공장 건설현장 및 구미 삼성선자 통신사업장 등을 둘러봤다.
두번째 방문은 15년 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대구를 찾으며 이뤄졌다. 2010년 대구상의를 주축으로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며 '삼성-대구'간 분위기가 회복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8월 27, 28일 양일간 대구를 방문한 이 회장은 27일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IOC 및 IAAF위원 초청 리셉션 및 오찬에 참석했으며, 이날 저녁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을 찾았다.
28일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석한 국내외 스포츠 인사들을 초청해 오찬 행사를 갖기도 했다.
당시 지역 경제계는 고 이 회장이 삼성상회 옛 터와 성서5차산업단지 내 삼성 LED 공사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고 이 회장이 추가 일정 없이 상경하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대구시장으로서 고인을 영접했던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고인께서 대구가 고향이다보니 지역에 대한 관심도 많으셨고 가능한 투자나 지원을 하려고 애쓰셨던 걸로 기억한다"며 "말씀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었음에도 그 와중에 지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왔다"고 회상했다.
2011년 대구 방문의 기대효과는 이후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통해 일정부분 실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삼성라이온즈파크 건설과 제일모직 옛 터에 삼성 창조캠퍼스와 창조경제단지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 삼성과 대구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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