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당뇨·고혈압·중성지방·비만 등 3가지면 '대사증후군'

심뇌혈관 질환 발병 가능성 높아…식사, 운동, 약 복용 등 지속적 관리 중요

김윤아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건강검진에서 이상지혈증으로 상담 위해 내원한 53세 남자. 키 163cm, 몸무게 72.7kg, 체질량지수(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27.23으로 비만에 해당했고, 허리둘레 100cm에 복부비만도 동반되어 있었다. 최근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60대 초반에 돌아가신 가족력이 있다. 검사 결과에는 중성지방 287mg/dL, 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43mg/dL, 공복혈당 109mg/dL였고, 복부초음파상 중등도 지방간이 확인됐다.

이 환자는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및 높은 중성지방 수치로 '대사증후군'에 해당된다. 중성지방 수치를 조절하기 위한 약물치료와 식사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시작했다. 2개월 후 시행한 추적검사 결과 중성지방 수치는 165mg/dL로 감소했고, 주 3~4회 30분씩 걷기 등 운동과 절주 노력을 하고 있다.

'만병의 근원'인 대사증후군은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등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병과 뇌졸중, 당뇨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조절, 운동 등을 통한 지속적인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약 복용(고혈압, 고지혈증)이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이 위험한 이유

대사증후군은 단일한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인자가 더해져 발생하는 포괄적인 질병이다.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로 여겨지고 있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위험이 약 5배 정도 높게 나타났고,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전체 사망률은 남성 1.44~2.26배, 여성에서 1.38~2.7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사증후군 환자는 동반되어 나타나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으로 신장혈관의 죽상경화, 콩팥세관 위축 및 간질의 섬유화가 발생하기 쉬워 만성 콩팥병의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이 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은 각종 암의 발생 및 사망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어 대사증후군의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2007~2010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28.8%가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나타났다. 남성 31.9%, 여성 25.6%로 남성 비율이 좀 더 높았다.

대사증후군의 정의 및 진단기준 다양성으로 인해 정확한 유병률의 변화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2013-2018년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에서도 국내 성인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남자의 경우 ▷25.1% (2013년) ▷27.3% (2015년) ▷32.2% (2018년), 여자의 경우 ▷19.7% (2013년) ▷20.2% (2015년) ▷28.2% (2018년)으로 나타나 비만인구의 증가와 함께 동반되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사증후군 원인과 진단은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로는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 신체활동 부족, 과도한 열량 섭취 등이 있다.

대사증후군 발생의 병태생리학적인 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복부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같은 양의 인슐린 농도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정상보다 감소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인슐린이 작용하는 근육 및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잘 섭취하지 못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되어 여러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 자체로는 증상이 없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각 구성요소에 따른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혈당이 높은 경우, 당뇨병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대사증후군과 동반된 죽상경화증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은 유관 학회마다 다양하나, 진단의 구성요소 및 그 기준점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대사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한 필수 구성요소로는 복부비만, 혈압, 혈당, 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있다. 그 중 임상 진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국 국가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에 따르면 위의 구성요소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될 때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된다.

이에 대한 치료는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에 대한 치료이고, 최종 목표는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줄이고 이로 인한 사망을 감소시키는데 있다.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의 개선과 더불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각각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절주, 가당음료를 제한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금연은 중성지방의 감소, 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증가, 인슐린 민감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 금연으로 인한 체중증가가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일 수는 있으나 금연으로 인한 건강상의 이득이 체중 증가로 인한 해로움보다 훨씬 크므로, 대사증후군 환자가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금연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음주도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간의 알코올 섭취는 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대사에 영향을 주어 보호작용을 나타내지만, 음주량이 지나치면 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와 같은 가당음료의 섭취는 체중 증가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윤아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영양요법으로는 탄수화물 및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고 등푸른 생선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찾자. 그러면서 트랜스지방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채소와 과일은 식이섬유의 중요 공급원이므로 충분한 채소와 적절한 과일 섭취가 대사증후군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이나 직업적 활동을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김윤아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등도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주당 2.5~5시간 가량 하거나 고강도 운동을 매주 1~1.5시간 유지하는 것이 대사증후군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권고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윤아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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