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을 계기로 벌어진 프랑스와 터키 대통령 간 설전이 유럽과 이슬람권 국가들 간의 대립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이슬람 국가에선 노골적인 반(反)프랑스 운동이 벌어지고, 유럽국들은 이에 맞서 프랑스를 옹호하며 문화적인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아시아의 이슬람권 국가인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선 27일 약 4만 명이 참여해 프랑스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인형을 불태우고 프랑스제 불매 운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프랑스 대사 추방과 대사관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아랍국가들이 밀집한 중동에서도 반발이 눈에 띄게 격화하고 있다. 쿠웨이트에선 상점들이 프랑스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카타르에선 수도 도하의 유명 프랑스 식당이 프랑스산 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에서도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도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규탄하며 프랑스를 에둘러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이런 가운데 유럽국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독설을 비난하며 프랑스를 옹호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터키는 긍정적 의제를 제안하지 않고 지중해에서 도발과 일방행동에 나서더니 이제 모욕까지 한다"고 비난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마크롱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슬람권이 프랑스를 향해 날을 세우는 분위기이지만 주요 국가의 대응은 미묘하게 온도 차가 난다. 터키는 가장 원색적으로 반발해 이번 충돌을 주도했으나 이슬람 시아파 주도국 이란은 자국 주재 프랑스 대사대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터키처럼 직격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중동의 친미 동맹의 핵심인 사우디는 국영 통신을 통해 뒤늦게 성명을 내는 수준으로 그쳤으며 내용도 프랑스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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