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한 이웃이죠!"
대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갑질 없는 아파트를 만들자"며 아파트 단지 종사자들과 소통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롯데캐슬 중앙광장 잔디밭에는 이곳에서 일하는 10명의 경비원과 24명의 미화원, 관리소 직원들이 입주민과 함께 나란히 둘러앉아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지난 2009년 모두 21개동, 1천969가구 규모로 준공돼 6천여 명의 입주민이 거주하는 중리롯데캐슬은 대구에서도 몇 안 되는 대단지 아파트다.
강상진 관리소장은 "이달 초 추석이 끝나자마자 업무 현장에 복귀해 열심히 일하시는 경비원과 미화원분들을 보면서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입주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와 '관리직원의 날' 행사를 열게 됐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입주민 대표가 감사 인사를 건넨 뒤 다시마를 선물로 증정했고 직원들은 밝은 얼굴로 화답했다. 도시락과 선물은 모두 입주민이 십시일반 거둔 성금으로 마련했다.
입주 8년차인 김영근(50) 씨는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가족이라는 의미다. 서로 격려하며 살기 좋은 생활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며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상설화하면 모범적인 아파트 문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훈 경비반장은 "옛날에는 이런 자리를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행사가 열려)감동이다"며 "앞으로도 서로 존중하면서 주민을 위해 친절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옥 미화팀장도 "우리 입주민들은 인사도 잘 해주고 '힘내시라'며 음료수도 건네는 마음씨 착한 분들"이라고 자랑하며 "더욱 열심히 일 할 힘이 난다"고 웃었다.
이날 행사를 총괄한 최오원 입주자대표회장은 "올해 초 경비원에 대한 갑질 사건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이분들이 있어야 입주민도 있다는 생각으로 작은 자리를 마련했는데 마음이 잘 전달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갑질 사건이 이어지자 공동주택 근로자 괴롭힘 금지 사항을 반영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초 입법예고돼 이르면 올 연말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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