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도서관에 활기를'…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의 학교 도서관 지원 사업

지난해 학교도서관지원과 신설…책꾸러미 무료 택배서비스 등 지원

대구 월곡초등학교에서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의 학교도서관 지원 프로그램인
대구 월곡초등학교에서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의 학교도서관 지원 프로그램인 '교과서 속 그림책 읽어주기'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제공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글을 잘 읽지 못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글자 자체는 읽지만, 그 글자로 된 자료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독서 교육을 활성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관장 배호기)은 학교 도서관에 주목했다. 막연한 성과를 기대하는 먼 곳만 쳐다볼 게 아니라, 학생들이 가까이 할 수 있는 학교 도서관부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도해 온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지역 학교 도서관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학교 도서관 지원하는 2·28기념학생도서관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은 지난해 학교도서관지원과를 신설했다.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던 관련 업무를 한데 모아 체계화한 것이다. 공공도서관이 이런 구조를 갖춘 건 대도시 가운데서 드문 사례라는 게 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이곳은 교육(지원)청과 공공도서관, 학교 도서관을 연계하는 지원망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담당자 실무교육, 학교 도서관 점검 컨설팅, 신규 담당자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학교 도서관 운영지원단과 활성화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학교 도서관 담당자가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돕는 것도 이곳이 추진하는 일. 사서교사들이 새로 도서관을 담당하는 이들의 멘토 역할을 맡아 업무 적응도를 높인다. 도서관 운영 실무를 비롯해 교과 연계 추천도서 선정과 활용사례, 북큐레이션의 실제 등 연수도 진행한다.

학교 도서관 담임사서제는 기간제 사서교사가 배치된 154개 학교를 대상으로 1명의 사서교사가 25~26개 학교 도서관 업무를 전담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교 도서관 운영·이용 교육, 맞춤형 구입 도서목록 지원, 방학중 독서교실 운영 등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 업무를 지원한다.

학교 도서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사업도 병행한다. '책꾸러미 무료 택배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 대구 458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교과 연계 수업 및 학생 독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다. 같은 책 25권으로 구성, 여러 명이 같은 자료를 함께 읽고 같은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책꾸러미 도서는 교과 연계 및 교과서 수록 도서, 학교 희망 신청 도서, 인기 대출도서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61개교가 2만2천450권을 대출해 한 학기 한 권 읽기, 아침 독서, 교과 연계 수업 등에 활용했다. 프로그램 이름 그대로 학교에서 신청하면 무료 택배로 책꾸러미를 보내준다.

이귀숙 학교도서관지원과장은 "학교 도서관이 활용할 수 있는 독서문화 행사 모델 개발, 인문학 작가와의 만남, 방학중 학교로 찾아가는 독서교실, 중·고등부 독서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지속적으로 학교 도서관과 지원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학교 도서관이 모두 참여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난 8월 대구 북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지난 8월 대구 북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된 '학교도서관 찾아가는 여름 독서교실'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도서관 지원 프로그램 좋아요"

학교 도서관을 위해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이곳을 활용해 학교 도서관에 활기를 불어 넣고, 독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한 현장 교사들의 얘기를 모았다.

▶왕선초교 김효석 교사= 책꾸러미 도서 대출 무료 택배 서비스를 처음 이용해봤다. 신청 방법이 간단하고 빠른 시간 내에 책을 받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학생들과 같은 책을 함께 읽을 때 항상 고민했던 문제가 책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책꾸러미 대출을 통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대출 기간도 일주일 단위가 아니라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어 책을 활용해 다양한 수업 활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대덕초교 김필선 교사=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꿨다. 그래도 여름방학은 예전처럼 찾아왔다. 2·28기념학생도서관의 도움으로 여름독서교실 및 학교 도서관 지원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한 아이들의 흥미와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좋은 수업이었다. 교과 연계 독서 프로그램으로 '교과서 속 그림책 읽어주기'에 참가한 1학년 학생들이 너무 행복해 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할 기회가 또 있었으면 한다.

▶해올중·고 김남희 교사= '언택트(Untact) 시대에도 이뤄진 도서관 행사!' 코로나19 탓에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면서 도서관 이용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등교 개학 후 개인별, 소그룹별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고 행사도 열 수 있었다.

2・28기념학생도서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책갈피 행사 재료는 모두 소진할 만큼 인기를 끌었고, 예쁜 책갈피들이 탄생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두 개씩 만들어 하나는 자신이 갖고 다른 하나는 학교선생님께 선물로 드리게 했는데 선생님들도 즐거워했다.

▶정동고 백승혜 교사= 학교 도서관의 다양한 문학적 역할을 습득하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부여하려고 매년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2・28기념학생도서관의 지원을 통해 진로에 고민이 많은 학생들이 모여 진로에 관한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생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다가 강연이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과 달리 강연 시간뿐만 아니라 질의응답 시간도 원활하게 진행됐다. 작가의 저서로 구성된 책꾸러미를 사전에 다 읽고 진행된 강연이었던 덕분이다. 청소년 인문학 작가와의 만남으로 진로에 관한 고민과 가치관들을 대화로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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