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할 때 '요금을 추가해 주겠다'고 먼저 말을 해야 그나마 대리운전기사를 잡을 수 있어요. 요금을 추가하지 않고 대리운전기사를 부르려다가 몇 시간이나 기다리다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대리기사를 모셔온다는 표현이 딱 맞죠."
웃돈을 제시하지 않으면 대리기사 호출이 힘들어 대리운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액으로 이용료를 내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여서 '대리운전기사 모시기', '웃돈 얹지 않고 대리운전기사 호출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주말에 호출하거나 도심에서 벗어난 곳이 목적지일 경우엔 추가 요금이 필수가 됐다.
직장인 이모(45·달서구 감삼동) 씨는 "최근 대리운전업체에 전화를 했는데 '비가 많이 오니 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만 안내할 뿐 대리운전기사를 보내주지 않았다. 다른 업체에도 알아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담합한 것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며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급한 대로 요금을 5천원 더 주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대리운전기사가 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기사들은 코로나19가 불러온 불경기 탓에 생겨난 자구책이라는 입장이다. 추가 요금을 받지 못하면 수중에 남는 게 없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대리운전 콜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지역은 추가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대구지역 한 대리운전기사 A(55) 씨는 "1만2천원짜리 콜(대리운전 호출)이 들어오면 수수료(3천700원)와 보험료를 제외하고 한 콜당 7천300원 정도가 대리운전기사 수중에 떨어지는 셈"이라며 "하루에 최소 8콜 이상은 받아야 월 180만원을 버는데 콜이 잘 없는 곳에 들어가면 그만큼 공치는 시간이 늘어 8콜을 채울 수 없다"고 했다.
대리운전기사 B(47)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콜 수가 예년의 60~70% 정도"라며 "대리운전기사들도 콜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곳에 가려고 한다. 콜이 드문 곳에 한 번 가면 그 다음 콜을 바로 잡아낼 수 없다"고 했다.
대리운전업체는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원거리 콜을 아무도 선택하지 않으면 업체가 웃돈을 써 대리운전기사들을 유인하기도 한다. 대리가 안 잡힌다는 이미지가 생기면 업체에도 손해"라며 "아예 대리 기본요금을 적정선으로 올리고 싶어도 대기업이 대리운전 시장에 들어온 상황이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우려로 그러지도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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