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대,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봄직한 문제들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돌을 던져 주의를 환기 시켜 준 것이 바로 영화 '줄리 앤 줄리아'이다.
◆프랑스 요리의 대중화의 선도자적인 역할을 한 '줄리아 차일드'
이 영화 역시 나의 '역할' 중의 하나인 글쓰기의 도구로 사용되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감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게 새로움으로 비춰진다. 맛있는 요리를 맛보는 것을 취미로 하며 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그러면서 부유하고 행복한 삶을 즐기는 여성 한 명, 그리고 대학시절 글 좀 쓴다며 이름을 날리며 지내면서 작가를 꿈꿨으나 현실은 허름한 피자 가게 2층에 살며 말단 전화 상담 공무원으로 항상 스트레스에 찌들려 있는 또 한 명의 여자가 있다.
먼저 이야기 여성은 '하인 없는 미국인들을 위한 프랑스 요리'를 집필해 어려운 프랑스 요리의 대중화의 선도자적인 역할을 한 '줄리아 차일드'이고, 나머지 한 명은 그러한 줄리아의 열성팬이면서 줄리아의 프렌치 요리 524가지를 365일 안에 만들어 낸다는 스스로의 목표를 가지며 남편의 격려와 사랑 속에서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줄리 파웰'이라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줄리아와 줄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편집장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던 메릴 스트립은 몇 년 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웃음이 아름다운 천상 여자의 모습으로 이 영화에서 새로운 얼굴로 우리들을 만난다. 물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도 이분법적인 사고와 더불어 그것이 반영된 우리들의 적나라한 상황과 행동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선과 악, 강자와 약자 등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화폐, 즉 내가 가진 '돈'으로 모든 것들이 이 이분법적인 세상에 끼워 맞춰진다.

'줄리 앤 줄리아'의 초반부를 볼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 역시 이분법적 사고 끝에 화합이 이루어 진다는 현실에서는 전혀 불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려니 생각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줄리아의 남편이 외교관으로 미국으로 파견 되면서 시작된다. 미국에 도착한 그녀가 가장 처음 한 행동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버터에 알맞게 구운 가자미 구이 요리를 한껏 음미하는 것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여유롭게 그리고 행복하게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낸 뒤, 사택으로 들어와 행복해 하며 앞으로 어떤 '놀이'를 하며 인생을 즐길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바쁘다.
그러다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를 사는 줄리의 주방으로 옮겨 간다. 줄리아의 주방, 혹은 줄리아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먹던 요리 따위는 사치인 줄리, 매일을 하루같이 스트레스 만레벨을 치지만 든든한 남편의 지원과 사랑으로 허름한 피자가게 이층집에서도 지낼 수 있는 '그렇고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분명 이분법적 사고를 생각게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양극단을 달린다.

◆ '주방'이란 공간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시간은 다를지 몰라도 '주방'이란 공간은 같았다. 물론 그들에게 다가가는 주방의 의미는 각각 달랐다. 줄리아에게 '주방'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할 일 없는 외교관 부인들과 수다를 떠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그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요리'라는 것을 깨닫고 사교 모임대신 유명한 프렌치 요리 학교에 입학한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만 하던 그녀에게는 칼질조차 다른 이들에게 비웃음을 살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의 끈질긴 노력으로 모든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하고 가장 친한 친구들과 모여 프랑스 요리와 관련된 책을 만들기로 의기투합, 모든 열정을 쏟아 낸다.
줄리에게 있어 '주방'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365일 동안 524가지 음식 만들기'라는 과감한 목표를 정해 놓고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불특정 다수와 함께 공감하면서 때로는 즐거워하고 또 때로는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시 말해 줄리에게 있어 주방은 자신 내면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치유해 가는 공간으로 점점 변화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524개의 요리를 모두 완성한 줄리
이러한 서로 다른 두 장면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넘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비스킷을 부셔 틀을 만들어 초코무스 크림을 주르륵 부으며 '크림 장식만 하면 끝이야'라고 말하면서 초코 타르트를 만드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굳이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적 차이를 떠나서라도 부유하고 행복하기만 한 공간에서 어쩌면 구질구질하고 현실에 불만족한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 오기 위해 이미 모든 것이 갖춰진 시공간 –줄리아의 주방-과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시공간 –이를테면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초코 타르트 위의 크림 장식-처럼 부족함을 채우는 방법으로 두 개의 이질적인 시간대를 연속선상에 놓을 수 있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요리가 나온다. 줄리는 그 요리들을 하나하나 정복 해 가면서 스스로 약해지지 않기 위해 소소한 블로그를 함께 시작한다. 물론 그 블로그로 인해 상처 받고 아파하기도 한다. 그렇게 짧지 않은 자신과의 싸움 끝에 결국에는 524개의 요리를 모두 완성한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동안 찾지 못했던 자아를 찾아 자존감을 높여주는 줄리아의 요리책에 더욱 존경을 표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내가 느끼는 내면의 허탈감은 무엇일까. 나 역시 요리를 좋아하고 요리를 하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긴다, 아니 사랑한다. 그렇다. 나는 내가 한 요리를 맛보는 것을 즐기지 않으며 그러한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나야말로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의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초코무스크림 타르트 레시피(1호 무스틀 1개 기준)

1.비스켓 시트: 통밀 비스킷 200g, 무염버터 67g, 구워서 굵게 다진 호두 40g 모두 섞어 타르트 틀에 균일 한 두께로 잘 눌려 펴기 -> 냉장 보관
2.다크초코무스크림: 다크 초콜릿 250g, 카카오 매스 35g
뜨겁게 데운 생크림 350g
탈지분유 채 처서 1T -> 냉장 보관
크림이 체온 정도로 식으면 차가운 무염 버터 45g 넣고 바믹서로 갈기

3. 크림치즈: 크림치즈(끼리) 400g, 마스카르포네치즈 240g
치즈가 모두 풀리면 이지니 프로마쥬 블랑 55g
모든 크림이 멍울 없이 풀리면 슈가 파우더 체 쳐서 80g -> 데코크림 짜기
4. 데코: 허브잎, 식용 금박 등



◆준서맘의 팁
크림치즈를 만들 때 준서맘은 '이지니 프로마쥬 블랑을 조금씩 섞는 편이에요. 약간 시큼하면서도 흔하지 않는 뒷맛을 줘서 물론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준서맘은 애용하는 편이구요, 스프를 만들 때 생크림이랑 섞어서 같이 넣어도 많이 한결 고급스러워 지는거 같아요.
크림치즈는 끼리 제품을 사용 했는데 어느 제품이나 상관 없구요, 마스카르포네 역시 어누 회사 제품울 사용해도 상관 없어요. 설탕 대신 슈가 파우더를 넣는 이유는 입자가 크면 단맛이 너무 강하게 날 수 있어 가능한 크림류를 만들 때는 슈가 파우더를 체에 처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예요. 그러면 조금 더 은은한 단 맛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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