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고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수성구 1.9%↑, 전국 최대폭

대구 10월 상승률 세종·대전 이어 전국 세번째
새임대차법 시행 전월세 물량 급감→매매 가격 상승 견인
매매도 전세도 매물 품귀 현상…각종 규제에도 상승 기대 팽배
신고가 훌쩍 넘는 호가 쏟아져

2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2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아파트 가치상승 캠페인'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전세를 놓은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가 6개월 넘게 팔리지 않아 애가 탔던 A씨는 최근 그 가격에 2천만원을 더 받는 조건에 계약을 했다. 세입자가 외부인 방문을 꺼리는 바람에 매매가 쉽지 않겠다고 여겼으나 이 계약자는 아파트 구조나 현재 상태 등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며 서둘러 계약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그렇게 계약한 후 다음날 내놓은 가격에 4천만원을 더 얹어 주겠다며 자기와 계약하자는 전화가 와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주택 가격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다. '자고나면 오르는게 집값'이라고 할 만큼 상승 기류가 거세 10월 상승폭은 세종, 대전에 이어 전국 세 번째 수준이다.

특히 대구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수성구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구 전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강화가 시행되면서 수성구 쏠림이 가속화했고, 또한 새 임대차법 이후 나타난 전세 품귀 현상이 매매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이 2일 발표한 '10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매매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0.75% 상승했다.

이는 9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의 가격 변동 조사로 대구의 가격상승폭은 세종(1.43%), 대전(0.81%)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높다. 전국 평균 상승률(0.32%)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수성구는 1.91%가 올라 상승폭 1위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상승폭을 줄인 서울, 수도권과는 대비되는 성적이며 최근 뜨거운 부산 해운대구(1.43%), 대전 유성구(1.34%)보다도 더 높은 상승폭을 보여 대구 주택가격 오름세를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상승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하고, 여기에다 새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물량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매매시장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월 대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천598건으로 9월(4천127건)에 비해 1천529건이 줄었다. 전월세 거래 건수도 9월 1천722건(전세 998건)에서 10월 999건(전세 639건)으로 42%가 감소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