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 정착에 팔을 걷어붙인 대구경찰이 11월부터는 무단횡단 집중 계도에 들어갔다.
교차로 차량 우선멈춤 캠페인을 8월부터 벌여온 대구경찰은 이달 들어 보행자 무단횡단으로 눈을 돌렸다. 올해 10월까지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90명 중 절반이 보행 사망자였는데, 이는 지난해 보행 사망자수(41명)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진행된 한국교통안전공단 보행자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7천617명) 3명 중 1명이 '최근 1주일 이내에 무단횡단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무단횡단 범칙금이 3만원이지만 경찰에 적발되지 않으면 된다는 의식 탓에 사고 위험에도 무단횡단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는 대구경찰청이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 정착의 두 축인 차량 우선멈춤 캠페인과 보행자 무단횡단 단속을 병행 추진하기로 한 이유다.
그렇다고 단속 중심 계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횡단보도 시간 연장,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등 보행자 중심 교통 환경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에는 달구벌대로 등 왕복 10차로 주요 간선도로 횡단보도 보행시간을 1분 이상으로 설정해 보행약자들도 마음 편히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했다. 노인보호구역 등에는 1분에 48m를 건널 수 있는 속도(0.8m/s)로 보행속도를 맞췄다. 왕복 10차로 도로의 폭은 30m 안팎이다.
여환수 대구경찰청 교통계장은 "30m 횡단보도는 보통의 성인이 건너는 데 약 34초 걸리지만 보행약자는 약 42초가 걸린다"며 "횡단보도 보행시간이 짧아 개선이 필요한 장소를 대구시민들이 알려주시면 신호체계를 확인해 즉시 개선하겠다"고 했다.
교차로의 모든 횡단보도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등으로 바뀌는 대각선 횡단보도도 보행자 안전을 우선하는 대표적인 시설로 꼽힌다.
2000년 2월 옛 삼덕파출소 앞(현 대구중앙도서관 동편 교차로)에 첫 선을 보인 뒤 2011년 4월 효목도서관 남쪽, 매호초교 서쪽 교차로 2곳에 설치되는 등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는 47곳으로 대구시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영상 대구경찰청장은 "대구시민의 우수한 공동체 시민정신을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봤다"며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도 운전자들이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반드시 바뀌어 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