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실시된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통합하는 주민투표가 부결됐다. 오사카시(大阪市)를 폐지하고, 기존의 24개 행정구를 4개 특별구로 통폐합하는 내용의 '오사카도구상(大阪都構想)이 5년 전에 이어 또 실패로 끝이 난 것이다.
사전 여론조사결과는 백중세를 보였으나 결과는 부결이었다. 찬성이 675,829표, 반대가 692,996표로서, 17,167표라는 근소한 차이였다. 투표율은 62.35%로서, 2015년 5월에 실시된 주민투표에 비하여 약 4% 정도 낮았다.
2015년 5월에 실시된 주민투표도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주요 추진세력인 오사카유신회(大阪維新の会)와 공명당(公明党)은 2015년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그리고 자민당(自民党) 등 반대세력은 오사카시가 폐지되는 것을 저지하려고 모두 필사적이었다. 그렇다면 승패를 가른 원인은 무엇인가?
첫 째, 오사카시가 폐지된다는데 대한 저항심리가 매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시의 역사를 보면, 1889년에 오오사카부(大阪府)의 4개구를 오사카시로 독립시켜 시제(市制)가 실시되었다. 1943년에는 22개구로 확장되고, 1956년에 정령지정도시로 지정되었으며, 1989년에 현재와 같은 24개구 체제로 되었다.
둘 째, 같은 맥락에서 '관동(関東)지방에는 도쿄(東京), 관서(関西)지방에는 오사카'라는 동서의 라이벌 의식도 있다. 그리고 관서지방의 주요 도시 즉, 교토(京都), 고베(神戸)와 비교해도 오사카가 제일이라는 자부심을 오사카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어느 오사카 할머니의 인터뷰가 TV에 소개되었다. "어릴 때부터 오사카에서 살아 와서, 변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반대"라는 내용이었다. 오사카에 대한 애착 뿐만이 아니라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본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셋 째, 투표일 직전에 있었던 해프닝이 유권자의 반발을 산 것도 악재였다. 지난달 27일 오사카에 특별구제도가 도입되면, 행정비용이 약 218억엔(약 2,360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오사카시 재정국의 자료가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29일에는 오사카시 재정국장이 218억엔 증가할 것이라는 추산을 철회하면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행정비용은 이번 주민투표의 찬성과 반대를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근거 중의 하나였다. 이 해프닝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생각은 해프닝에 그치지 않았다. 부담 증가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대표 쪽으로 쏠렸으며 특히 부동층이 반대표로 많이 돌아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윤성국 오사카지방자치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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