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총장 중립성 훼손", 윤 "권력 범죄 엄벌"…다시 긴장 고조

3일 추미애 "검찰총장 언행·행보가 정치적 중립성 훼손" 포문
윤석열, 법무연수원 강연서 "살아있는 권력이 저지르는 범죄 엄벌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다시 포문을 열고 윤 총장은 초임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살아 있는 권력 범죄 엄벌을 강조하면서 추-윤 두 사람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초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가 저지르는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특히 검찰 개혁과 관련, "검찰 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강연 참석자들은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이 원하는 수사, 사회적 강자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오후 법무부를 통해 낸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쉬어가는 듯했던 윤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추 장관은 또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면서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이날 법무연수원 방문은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 과정의 하나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이날 윤 총장을 향한 직격 발언이 윤 총장의 대외 활동에 대한 견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두 사람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추 장관을 비판하는 일선 검사들의 실명 댓글과 항명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빠르게 늘고 있어 '추·윤 대리전'도 확전하는 형국이다.

이날 오후 4시 추 장관을 비판한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글에는 302건의 실명 지지 댓글이 달렸다. 반면 실명 지지 댓글을 올린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국민청원 동의자도 이날 오후 5시 40만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