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가 끝났지만 떠난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상주와 이별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추워집니다."
상주상무는 지난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원정 경기를 마지막으로 상주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2011년 상주상무피닉스로 창단한 상주상무는 올해로 10년 역사를 마감하고 내년 김천으로 연고 이전해 김천상무로 새롭게 태어난다. 연고 이전과 함께 창단으로 간주해 상무는 2021시즌부터 K리그 2에서 시작한다.
김태완 감독은 "올 시즌 처음 시작할 때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했다. 고민이 많았는데 선수들과 같이 즐겁게 훈련하고 생활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구단 역대 최고 성적(4위)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축구에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부대장님께도 감사하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상무의 연고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상주는 시민구단 전환이 물거품이 되며 상무를 웃으며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별과 시작의 공존이 아닌 이별만이 남아 상무의 연고 이전을 상주 지역민들이 더욱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2011년 개막전 할 때가 엊그제 같다. 개막전 당일 팬들이 정말 많이 보러오셔서 주차할 곳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당시 2군 지도자로 있어 경기 시작 후 멀리 차를 세우고 걸어온 기억이 난다. 세월이 벌써 10년이 흘러 감독으로서 상주와 이별하기에 여러 감정이 생긴다. 이별은 아프고 슬프다. 상주에 시민구단이 생기고 떠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했다.
강등, 연고이전, 상주의 해산이 확정된 상황 속에서도 김태완 감독은 선수들을 '행복축구'로 결집했고 상주는 2016년 구단 최고 기록인 K리그 1 6위의 성적에서 두 단계 상승한 4위를 기록하며 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김태완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선수들과 올 시즌 한 번 즐겁게 행복축구를 해보자는 것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선수들이 개인 역량을 잘 보였고 원 팀으로도 잘 뭉쳤다. 전역한 선수들도, 전역할 선수들도 모두 온 힘을 들여줬기에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선수들이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 감독으로서 도리를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 성원해주신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은 김태완 감독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다 보니 됐고 과정이 좋으니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왔다. 김태완 감독이 시즌 초 세운 목표는 '그저 즐겁게 아이처럼' 축구를 하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2002년부터 상무에서 지도자 인생을 시작해 올해로 19년차를 맞은 김태완 감독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다. 2016년 상주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시도한 '행복축구'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서다. 김태완 감독이 행복축구를 고집했던 데는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결과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것은 프로 세계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최대한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축구 하기를 바랐다. 고심 끝에 시도한 것이 행복축구다. 이를 통해 제 개인적으로도 지도자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올해는 가장 행복했다. 행복축구는 시리즈 물이다. 올해가 1편이었으니 내년 김천서는 2편이 나올 예정이다.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천 이야기를 꺼내며 김태완 감독은 상주 팬들이 생각난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항상 원정 경기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상주 팬들과 헤어지지만, 마지막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매 시즌 선수들과 팀을 자식처럼 응원해주신 팬분들을 한 분 한 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록 연고는 떠나지만, 저희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기억해주신 팬분들을 저희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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