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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피플]”천연염색 시대 온다” 김병오 ‘자연색’ 대표

천연염색 대량생산 기술개발, 색상 균일하고 불량률 거의 없어
화학염료로 낼 수 없는 고급스럽고 은은한 색상 자랑해

김병오 자연색 대표가 대구 수성구의
김병오 자연색 대표가 대구 수성구의 '가비채' 매장에서 천연염색 원단과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가 입은 옷을 비롯해 매장 내 모든 제품이 천연염색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김윤기 기자

대구지역 기업 '자연색'이 천연염색원단 대량생산에 성공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균일한 색상으로 염색하기 어렵고 소량으로 생산 돼 쓰임새가 제한적이던 천연염색원단이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김병오 자연색 대표는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섬유패션업계와 인연을 맺은 후 천연염색분야에 매력을 느껴 관련기술 개발에 10년 가까이 매진해 왔다. 김 대표는 "1년 전 대량 생산에 성공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천연염색의 매력은 화학염료가 내지 못하는 색상이나 질감을 연출할 수 있는 데 있다. 김 대표는 "청화백자나 고려청자의 색상을 현대 도자기가 못 따라간다고 얘기하듯 천연염료만이 낼 수 있는 은은하고 고귀하며 깊은 맛이 있다"고 했다.

천연염색이 이같이 높은 가능성에도 대중화되지 못했던 것은 그 난이도와 생산성 때문이었다. 천연염료의 특성 상 색상이 균일하게 나오지 않는데다 수작업에 의존해 대량생산이 극히 어려웠다.

김 대표는 "자연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염색 전용 기계를 개발했다. 현재 균일한 색상을 불량이 거의 없게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외출복이나 일상복보다는 대체로 '편하게 입는 옷'으로 여겨지는 기존 천연염색 의류의 고정관념도 깨고자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천연염색이란 대체로 특정 '마니아층'이 입는 옷이란 이미지가 심어져 있었다. 디자인도 대중 속에서 호흡하기보다는 자연 속에서 입는 옷이란 느낌이 들었다. 천연염색을 살리려면 외출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적합한 디자인이 가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업계 동료 디자이너와 협업해 천연염색 원단을 활용한 디자인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자연색과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는 천연염색으로 나올 수 있는 색상이나 문양을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8년 한국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선 보인 천연염색 원단이 높이 평가를 받으면서 2019년 세계 비스포크(WFMT) 이탈리아 패션쇼에도 모든 경비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초청받아 갔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그 진가를 인정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환경에 악영향도 없고 '케미포비아'에서도 자유롭다. 앞으로 천연염색 원단과 패션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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