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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살아있는 권력 수사”, 尹이 재확인해 준 검찰 개혁의 본질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치고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치고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국민이 원하는 검찰 개혁'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혔다.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교육에서다.

이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과 인사권, 감찰권 남용을 비판한 300명 가까운 일선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면서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그간 행보를 보면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의 말이 궤변인지 판단하기 어렵지 않다. 윤 총장은 조국 일가 비리를 시작으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감찰 무마, 라임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등을 수사했다.

그 과정에서 현 정권의 비리가 드러날 것이 확실시되면 추 장관은 그때마다 인사·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손발을 묶고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수사 검사들을 좌천시켰다.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고 추 장관은 그것을 막은 것이다.

추 장관은 그런 수사 방해 행위를 '검찰 개혁'이란 말로 포장했다. 그게 얼마나 가증스러운 의미 왜곡이고 위선인지는 일선 검사들이 대거 '커밍 아웃'한 사실이 잘 말해준다. 그중 한 검사는 "추 장관의 검찰 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했고, 다른 검사는 "그간의 검찰 개혁이란 한마디로 집권 세력과 일부 구성원의 합작하에 이뤄진 '사기'였던 것 같다"고까지 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추 장관과 이 정권이 내세우는 '검찰 개혁'은 검찰을 권력의 충견으로 전락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는 것'이라는 윤 총장의 말은 너무 당연해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그 말은 커밍아웃한 검사들은 물론 국민에게 큰 공명(共鳴)을 얻고 있다. 분명히 비정상이다. 현 정권과 추 장관이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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