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크롱, 이슬람 국가에 특사파견 검토"…관계 개선 시동

알자지라 방송과 1시간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유화 손길
표현의 자유 vs 신성모독…프랑스 교사 참수 후 갈등 격화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에서 플래카드 등을 들고 반(反)프랑스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만평을 표현의 자유로 옹호했다는 이유로 마크롱 규탄시위와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에서 플래카드 등을 들고 반(反)프랑스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만평을 표현의 자유로 옹호했다는 이유로 마크롱 규탄시위와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이슬람권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특사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국가에 보낼 특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특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교분리(라이시테)와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임무를 띨 것이라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아랍권을 대표하는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다고 인정한 데 이어 잇따라 유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것이 물리적인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프랑스에서 말하고, 쓰고, 생각하고 그림을 그릴 자유를 언제나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모욕적인 발언으로 도발할 때만 해도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4∼26일 마크롱 대통령의 종교 정책을 비난하며 사흘 연속 독설을 퍼붓고 프랑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프랑스는 즉각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터키에 항의를 표시했고,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 명의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규탄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다른 이슬람 국가로 번져나가자 프랑스도 더는 손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 레바논,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반(反)프랑스 시위가 잇달았고 참가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거나, 바닥에 뿌려놓고 짓밟으며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지난 2일 열린 반프랑스 시위에 경찰 추산 5만명,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라는 엄청난 인파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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