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경화 8일 방미 "양측 다 소통 채널 있어…유익할 것"

방한 취소한 폼페이오 국무장관 초청으로 성사
대선 공식 결과 전 방미로 트럼프·바이든 양방향 소통 할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국의 대응에 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국의 대응에 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오는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대선 결과를 앞둔 상황인 탓에 정부의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며 차기 유력 행정부와의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8일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9일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코로나19 대유행 후 강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갖는 첫 번째 대면 회담이다. 두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독일 뮌헨에서 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의 이번 방미는 지난 10월 초로 추진됐던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후 취소된 뒤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의 미국 방문을 초청하며 성사됐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양 장관은 한미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지역 및 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방미 기간 미 의회 및 학계 주요 인사 등과도 면담을 갖고,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및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미 조야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도 당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강 장관의 이번 방미가 미 대선 후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 중 이뤄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통상적으로는 미 대선 직후 한 후보자의 승복연설이 이뤄지면 이를 계기로 다른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는 게 정치적 관례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소송과 재검표 요구에 나선 상황이라 통상적인 관례가 이번엔 적용되기 어렵다. 선거 후 한달 여가 지나서야 당선인을 공식화한 전례도 있다. 플로리다주 재검표가 이뤄졌던 2000년 미 대선의 경우, 선거는 그 해 11월 7일 이었으나 엘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복연설은 같은 해 12월 13일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강 장관이 방미 기간 동안 만날 조야 인사들에는 바이든 측과 긴밀한 인사들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높다. 바이든 캠프 인사들과 공식적 만남은 어렵더라도 미 민주당 인사 및 싱크탱크 인사 중 바이든 캠프와 접점이 있는 인사들을 만나는 방식이다.

강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내년 1월20일까지 임기가 남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공조를 계속하는 동시에 차기 미 유력 행정부와의 네트워크도 구축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미 시점이 부적절하다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잘 조율이 된, 유익한 방미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되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든 우리가 가꿔온 소통채널이 있다"며 "그런 채널로 앞으로도 한미공조를 계속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의 방미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동행,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북핵수석대표 회담을 진행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