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승부추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을 놓고 "이제 와 무슨 소용이냐"고 밝혔다. 미국의 선거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의미가 크지만 평소의 그 답지 않은 자조적인 말투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직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 있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겠냐"며 "우리 시스템의 진실성과 이번 대선은 이미 피해를 봤다. 이건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캠프 측은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조지아주에서 개표중단 소송을 냈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개표가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참관할 수 있는 권한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선거 부정 가능성이 있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개표 절차를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우편 투표를 확대한 것 자체가 '중대한 사기'라는 주장을 줄곧 펼쳐왔던 것에 비춰 법무팀이 제기한 소송 사유가 고작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CNN은 이날 소식통의 말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법무팀 전략을 그다지 열정을 보이지 않은 채 승인했다"며 "대통령은 법무팀이 전략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긴 할 테지만 성공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사실상 현실을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팀의 개표 중단 전략을 반대하는 듯하다면서 '이미 피해를 보았다'는 언급으로 보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하나로는 향후 반응을 분석하기 무리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도 '사기 선거' 등 의혹이 시위로 번지고 있어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사기 선거' 라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그대로 외치고 있다.
시위대 가운데 한 명은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한 폭스뉴스에 대해 '아첨꾼'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인 공화당 소속의 폴 고사(애리조나) 연방 하원의원도 이날 시위에 참석해 "우리는 이 선거가 도둑맞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시간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AP통신의 보도가 나오기 직전 시위가 시작됐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감정이 격해진 시위대는 개표장이 마련된 TCF 센터 주변과 건물 로비에 모여 "개표를 중단하라" "선거를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네바다주에서도 클라크 카운티 선거센터 주변에서 약 75명의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앞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해시태그(#StopTheSteal)가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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