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패색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가 조작됐다며 결과에 불복할 것을 시사해 정국 혼란이 길어지고 미국 사회의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법정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국정 공백'이 불가피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경우 승리하더라도 '정권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 사흘째인 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지 않는 한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투표의 무결성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 불법적 투표를 계산하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 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침묵하게 두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언급,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불법 투표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초중반 우세였던 미시간과 위스콘신이 막판 우편투표 개봉으로 바이든에게 넘어가자 우편투표 중단 소송을 내고 재검표를 요구했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도 따라잡힐 조짐을 보이자 지체 없이 우편투표 중단 소송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트위터에 "그 누구도 우리에게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빼앗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렇게 되도록 놔두기에는 미국은 너무 멀리 왔고, 너무 많은 싸움을 했으며, 또 너무 많이 견뎠다"고 말했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이 사안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경우 혼란이 장기화하고 미국 사회 의 분열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플로리다에서 미세한 차이로 승리한 개표 결과를 법정 소송을 통해 재검표하는 과정에서 한 달 이상 국정에 구멍이 뚫린 경험이 있다.
대선 결과 지연은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되며 외교가 멈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바이든 역시 승리하면 인수위 출범을 시작으로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무장관 등 핵심 요직 을 인선하고 내년 1월 20일 취임까지 두어 달간 현 정부와 인수인계 작업을 해야 하는데 늦은 만큼 준비가 허술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 역대 미국 정권 교체기 중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