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9개월만에 최고 갈아치우며 연고점 넘어서…'바이든 효과'

미 달러화 약세 전망이 코스피·원화 강세 이끌어

코스피가 1% 이상 상승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관련 뉴스를 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0.70포인트(1.27%) 오른 2,447.20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가 국내 증시를 크게 밀어올리며 코스피 지수가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시장을 잠식했던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놓은 막대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0.70포인트(1.27%) 오른 2천447.20에 장을 마치며 2천450선에 바짝 다가섰다. 간만에 이어진 6일 연속 상승이다.

지수는 2018년 6월 12일 2천468.83을 기록한 이후 약 29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해 9월 15일(2천443.58)의 연고점도 밟고 올라섰다.

이같은 지수 상승에는 미국 달러 약세가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개월 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천113.9원까지 떨어지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환율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6.5달러 떨어지며 종가 기준 연저점을 다시 갈아치운 것은 물론 지난해 1월 31일(1천112.7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위안화 강세가 이어져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의 대체재로 분류되는 원화의 강세가 함께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중국의 10월 수출이 예상치(9.2%)를 상회한 1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1.5% 이상 상승했다.

원화 강세와 함께 바이든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특히 기관과 함께 외국인의 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개인들은 6천763억원 순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기관과 함께 각각 3천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한 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1조62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단 6거래일 만에 2조원 가까이 사들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관세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트럼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아시아 통화 환율의 전반적인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