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주방용품 제조업체 A사는 최근 미국 매출이 급증했지만 제품을 실어 보낼 배를 못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12월에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대목인데 운임도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올랐고, 이마저도 일정이 2주씩 밀리거나 잡혔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선적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계절적 수요까지 더해 해상 물동량이 폭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물류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수출이 많은 대구의 기계제조사 B사도 선적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국내 중소 해운업체와 연간계약을 맺고 물류를 움직이고 있지만, 최근 수요 급증 속에 운임을 2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발해 부산항에서 국내 물량을 싣고 미국으로 가는 노선이 일반적인데, 요즘 중국 물동량이 워낙 많아 한국에는 기항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운임 인상 요구를 묵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상물류 급증에는 주요국 경기 회복으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아시아-미주 노선은 하반기부터 미국 소비재 수요가 증가한데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계절적 수요까지 더해졌다.
국제정치 상황도 물동량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대선 등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다소 가라앉은 상황에서 특히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발주에 들어가면서 물류가 중국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134.57원 오른 1664.56을 기록하며 2010년 기록했던 최고치 1천583.18을 크게 웃돌았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선사의 컨테이너 선박보유량이 반토막 난 것도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내년초까지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관련업계에서 나오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진공은 국적 해운선사인 HMM과 협업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상운송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
LA 등 북미 항로에 일정 규모의 선적 공간을 우선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긴급한 해상 수출화물 수요를 취합해 HMM에 전달하고 시급성을 고려해 HMM과 공동으로 선적기업을 확정하기로 했다. 한국발 미국 수출물량이 있는 중소기업은 누구나 고비즈코리아(kr.gobizkorea.com)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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