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도 경주에서 청도, 창녕으로 가는 20번 국도변 오봉산 기슭이 요즘 말로 뜨고 있다. 몇십 년 전에 심은 편백나무숲이 언택트 관광지로 선정되면서,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 비대면 관광지의 효자로 우뚝 자리를 잡았다.아울러 이 편백나무숲만 아니라 인접한 신라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길렀던 단석산, 사극 촬영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오봉산 마당바위, 선덕여왕의 전설이 서린 여근곡(女根谷)등이 새롭게 조명되고 각광받고 있는데, 하나의 새로운 관광지가 부각되며 끼치는 파급력은 그 상상을 초월한다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간 우리는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 전 인류가 방향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관광객이 함께 모여서, 어울리고, 즐기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인 관광업계는 이동과 모임 자체가 금기시돼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그 출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사상 초유의 난국을 타개하고자,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 5월 경북만이 갖고 있는 백두대간, 낙동강, 동해안 등 경북 23개 시·군의 천혜의 힐링 자연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일상,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관광 상품인 '언택트 경북 관광 23선'을 선보이고, 언론, 포털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마케팅한 결과, 언택트 관광지 선정 전에 비해 관광객이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이상 늘어나고, 주말에는 주변 도로가 밀려드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인근에 대형 카페가 새롭게 들어서는 등 놀라운 변화가 연출됐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 어귀의 작은 숲, 호젓한 강둑길, 바닷가 해안 산책로, 은행나무 군락지, 오래된 시골 돌담길, 능수버들 늘어진 저수지, 끊임없이 죽 뻗은 농로 등 이 모든 것들이 새로운 일상 비대면 시대에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우리 인류의 삶도 획기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곳에서나 사람들과 만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악수를 하며, 볼을 비비고 하던 일상은 당분간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될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가장 먼저 휩쓸리는 것이 관광산업이다. 벌써 관광산업은 여행 패턴이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휴식하는 관광으로,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의 변화는 우리 경북 관광에는 큰 호재다. 그동안 해외로만 향하던 관광객과,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수도권의 대규모 전시, 공연장으로만 향하던 관광객들이 호젓하고 풍광 수려한 자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경북에는 경주 불국사·석굴암, 산지승원(봉정사·부석사), 서원(도산·소수·병산·옥산), 양동·하회마을 등의 세계문화유산, 주왕산·소백산·가야산·경주 등 4개의 국립공원, 수려한 700리 낙동강,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 1천300리 청정 동해안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빼어난 문화유산과 수려한 자연 자원을 지닌 청정 관광의 보고다. 이 모든 것들이 앞으로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선도할 뉴노멀 시대 언택트 관광 자산이다. 하지만 이러한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도 일부 신규 관광지에는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모처럼 찾아온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끼고 되돌아서는 일이 옥에 티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지자체는 갑자기 찾아온 손님맞이에 어리둥절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여 매자. 조상들이 물려준 수려한 자연자원과 빼어난 문화유산이 넘쳐나는데도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경상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 23개 시군이 삼위일체가 되어 전 세계인이 안심하고 마음껏 힐링할 수 있는 터전을 가꾸고 청정 경북 이미지를 만들어 가자! 물 좋고 산 좋은 힐링 경북으로 어서 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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