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문화 가로채기'가 도를 넘고 있다. '한류' 붐에 편승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를 베끼는 차원을 넘어 한복(韓服) 등 전통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우기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과 코로나 사태로 중국 이미지가 국제사회에서 크게 추락하자 역으로 중국몽과 대국주의에 기초한 '문화공정'이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게임 제작사 페이퍼게임즈의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는 '한복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국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한복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이 아니라 명나라 때 의상인 한푸(漢服)"라고 항의하자 제작사는 지난 5일 돌연 철수를 선언했다. 서비스 종료 공지문에서 "한복은 중국 민족인 조선족 문화라는 중국 게이머들의 주장을 지지한다"면서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고 밝혀 비웃음을 샀다.
또 중국 SNS 웨이보에는 "한복은 한국의 것이 아니라 중국 옷을 표절한 것이다, 이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버젓이 나돌고 있다. 외국인을 겨냥해 영어 자막까지 단 이런 영상에 수십만 건의 '좋아요' 평가가 달리고 '한복 바로 알기' 운동까지 벌어지는 마당이다.
최근 중국 드라마나 쇼 프로에 한복이 마치 중국 복식인 양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드라마 '상스'(尙食)가 좋은 사례다. 한 여배우가 한복과 흡사한 옷차림을 웨이보에 올렸는데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복은 중국 옷"이라고 주장했다. 우스운 것은 '상스'가 한류 선풍을 일으킨 드라마 '대장금'을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점이다. 명나라 때 한 궁녀가 요리법을 개발하고 출세한다는 내용인데 '대장금' 스토리와 판박이다.
중국의 한국 베끼기는 드라마와 음악, 예능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게임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한한령' 이후 한국 콘텐츠 수입이 막히자 아예 통째로 베끼는 일이 다반사다. 이런 상황이 몇 년간 이어지다 보니 방송사와 제작자에서부터 시청자까지 표절과 저작권 침해에 무감각해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남의 것을 제 것으로 둔갑시키는 소위 '문화공정'의 싹이 튼 것이다. 거짓말도 계속하면 사실이 되고 억지도 계속 부리면 진실로 통한다는 중국인들의 발상이 무척 기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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