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은 폐의 하부 기도(폐포)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많은 사람들은 감기가 심해지면 폐렴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폐렴과 감기는 엄연히 다르다. 감기는 상부 기도(목, 코)에 발생하며 저절로 회복되지만, 폐렴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12~14%에 이를 정도로 감염성 질환 중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다. 폐렴은 국내 전체 사망 원인 중 암, 심장질환에 이어 세번째를 차지하며, 65세 이상 사망 1위의 질환이다.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겨울로 들어서는 초입엔 폐렴이 자칫 생명을 위협하는 복병이 될 수 있다. 폐렴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하는지 살펴보자.
◆초기 증상은 코로나 19와 구분 어려워
폐렴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가 있다. 폐렴구균이 가장 흔한 폐렴의 원인균이며 호흡기 바이러스도 그 중 하나다. 호흡기 바이러스 중에서는 겨울철에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가 가장 많으며 현재 대유행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또한 폐렴을 유발한다.
폐렴의 발생의 주된 원인은 목, 코, 입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이 호흡을 통해 폐로 침투하는 미세 흡인 경로다. 폐렴구균은 정상인의 40~60% 정도에서 목이나 코에서 균이 발견되지만, 건강한 사람은 인체의 면역 반응을 통해 제거되기 때문에 폐렴이 발생하지 않으나 노약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위험에 노출된다.
코로나19처럼 비말을 통한 감염도 많다. 감염된 환자가 배출하는 침 또는 가래 등이 직접 전파되거나, 비말이 묻어 있는 물체에 접촉한 손으로 코나 입을 만져 간접적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공기전파는 5마이크로미터(㎛) 이하 아주 작은 입자들이 공기 중에서 퍼지는데 결핵, 수두, 홍역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폐렴은 다른 장기의 감염(간농양, 신우신염)이 혈액을 타고 폐로 와서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폐렴의 증상은 원인균에 따라 다양하지만 주로 기침, 누런 가래, 38도 이상의 발열과 오한이 초기증상으로 나타난다. 심해지면 흉통, 호흡곤란, 객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식욕부진, 피로감 등의 전신증상도 동반된다. 일부 노인 환자들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어 병원을 늦게 찾아 진행된 상태에서 폐렴이 진단되기도 한다.
코로나19도 가장 주된 증상은 발열이며 일반적인 세균성 폐렴과는 달리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 기침이 주로 발생한다. 세균성 폐렴과 비교하여 무증상 환자가 많으며 피로감, 식욕부진, 근육통 등의 전신증상을 수반하는 빈도가 높다. 약 10% 정도에서는 설사나 오심과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질환의 초기 증상만으로 세균성 폐렴과 코로나19와 감별이 사실상 어려워 유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내원하여 진단받는 것이 좋다. 감기의 초기 증상도 발열, 기침, 콧물, 근육통으로 두 질환과 큰 차이가 없으나 감기의 경우 증상의 호전이 2~3일 이내로 나타나며 호흡곤란은 발생하지 않는다. 감기라고 생각하였는데 약을 먹어도 고열이 3일이상 지속되며, 호흡곤란, 객혈이 있을 경우 빠르게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만성질환 고령환자 특히 폐렴에 취약
폐렴은 임상 증상과 신체 검진상 의심이 된다면 흉부 X-선을 촬영으로 폐렴에 합당한 폐 침윤 소견이 있을 경우 진단할 수 있다. 폐렴 이외의 다른 호흡기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등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흉부 CT검사는 폐렴의 위치, 모양을 근거로 하여 세균성 폐렴과 코로나19 폐렴을 구분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경우 폐의 양쪽 가장자리에 다발성으로 분포하는 경우가 많다.
폐렴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원인균의 규명이 중요하다. 균주 확인을 위해 객담 배양검사, 혈액배양검사, 혈청검사, 소변 항원검사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을 이용하여 다양한 호흡기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진 검사도 PCR을 이용한다. 빠르게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도 폐렴의 원인균은 30~50%정도만 알 수 있다.
폐렴의 위험요인은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 면역억제치료(항암요법, 방사선치료, 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를 받고 있는 환자, 집단생활자, 만성질환자, 흡연 등이다. 고령 환자들은 일반 성인에 비해 3~4배 더 폐렴이 잘 발생하며 사망률은 거의 70배 정도로 높다.
노인들이 폐렴에 잘 걸리는 이유는 노화로 인한 폐와 면역기능 저하로 인해 쉽게 병원균에 감염되며, 성대와 기도의 기능 저하로 입안의 분비물이나 음식물이 쉽게 폐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고령환자의 높은 사망률은 만성 기저질환과 함께 가슴고름집, 패혈증, 호흡부전 등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과 관계가 있다. 당뇨병, 만성심장질환, 만성폐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이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65세 이상 13, 23가 백신 2종류 다 맞도록
폐렴 예방 접종은 모든 폐렴에 대한 예방접종이 아니며 폐렴구균에만 해당된다. 폐렴구균은 전체 폐렴의 40~50% 정도를 차지하며 예방접종을 할 경우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을 약 6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심각한 폐렴의 합병증인 패혈증과 뇌수막염을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폐렴구균 예방 백신에는 13가와 23가 두 종류가 있다. 23가 백신은 보건소에서 65세이상에서 무료로 접종하며 13가 백신은 의료기관에서 접종 가능하다. 23가 백신은 접종 후 5년내 예방 효과가 대부분 떨어지기 때문에 반복 접종이 필요하나, 13가 백신은 장기간 예방 효과가 유지되므로 재접종은 필요하지 않다. 폐렴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는 13가 백신이 23가 백신보다 더 좋으나 폐렴의 심각한 합병증인 패혈증과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두 백신 모두가 효과적이기에 2가지 모두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65세 이상인데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13가 백신을 먼저 접종 받은 후 6개월이 지난 후 23가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이면서 23가 백신을 맞은 경우 접종 1년 후에 13가 백신 접종을 하면 된다.

폐렴의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장종걸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연과 과음은 폐렴의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명심하면서 식사 후에 바로 눕지 않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코로나19 이후로 중요성이 더 알려진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위생관리와 구강 청결 유지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장종걸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