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압파쇄 공법이 지진 유발" 포항지진 3주년 국제포럼

"가스·원유 시추 연구에 도움"…포항은 주입된 지열정 갖고 있어
지반에 영향 주지 않고 연구 가능…세계 자원개발산업 마중물 기대

포항지진 3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개회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지진 3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개회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2020 포항지진 3주년 국제포럼(11~14일)'이 전 세계 지진·지질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촉발지진을 규명한 과학적 근거도 관심거리지만 땅의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가스 등 천연가스를 효율적으로 채굴하는 방안을 포항지진을 통해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럼에서 과학자들은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으로 과학적 규명이 이뤄졌지만 자존심을 꺾지 않았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일군 연구성과를 토대로 포항지진을 자연지진이라고 설명했고, 촉발지진을 규명한 학자들은 반대논리로 맞받아쳤다. 학자들은 더 나아가 포항지진을 연구해 지반관리의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뜻도 모았다.

이처럼 포럼은 과학적 근거와 토론을 통해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기도 했지만 세계 자원개발 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측면도 크다.

실제로 가스, 원유 등 지하 자원개발 과정에서 암반을 가장 쉽고 빠르게 분쇄하는 방법이 고압의 물을 암반에 쏘는 '수압파쇄' 공법이다. 지하 자원 채취에 주로 쓰이고 있으나, 지진 유발에 대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이번 미국대선에서까지 논란이 됐다.

다시말해 지열발전 과정에서 고압의 물 주입으로 촉발된 포항지진이 수압파쇄 공법의 효율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는 얘기여서 과학자들의 관심이 더욱 크다.

고려대 이진한 교수는 이번 포럼 기조발표에서 "포항지진이 세계 유발지진 연구와 더불어 큰 지진 없이 안전하게 자원을 시추하는 과학적 난제를 찾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국제포럼을 계기로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을 시추하는 국제 연구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포항은 주입된 지열정이 있기 때문에 최소의 비용으로 지반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시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관련 연구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오가고 있다"고 했다.

1996년 창립한 국제대륙시추프로그램(ICDP) 공동의장인 마르코 본호프(독일지구과학연구소 교수)는 포럼 기조발표에서 "석유나 가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시추하는 과정에서 지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층시추는 지진을 발생하는 물리적인 프로세스를 분석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토시히코 시마모토 교토대 교수도 20년 전부터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의 원인을 분석해 보다 나은 예보시스템 구축에 시추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ICDP 프로젝트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함께 하자는 뜻을 피력했다.

이 외에도 존 파울 프랑스 니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대학 교수는 원전보유국가에서 지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강연을 펼쳐 원전을 끼고 사는 포항, 경주, 울산 등 여러 도시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프랑스 한 마을 근처에서 발생한 5.0규모의 지진은 원자력 시설과의 근접성 때문에 우려와 피해가 컸는데, 그 원인이 포항처럼 촉발지진이었다"면서 "지진을 일으키는 여러 쟁점들을 연구하고 원전주변 단층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