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의 記錄’, 역사를 넘어 세계로<1>-민간기록, 조상의 삶·현인들의 지혜 담겨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은 국내 최대 민간기록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안동시는 지역의 기록문화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국학진흥원의 편액 특별전 모습. 매일신문 D/B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은 국내 최대 민간기록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안동시는 지역의 기록문화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국학진흥원의 편액 특별전 모습. 매일신문 D/B

민간기록문화 분야에서는 안동시는 전국에서 독보적 으뜸보유 도시다. 한국국학진흥원을 중심으로 경북 유교 문화권의 수많은 종가와 문중에서 보유하던 기록유산을 수집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고서와 고문서, 목판과 편액 등 민간 기록물과 국학자료 50여 만점을 수집 보관하고 있다. 한국국학중앙연구원이나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 등 타 기관과 비교해도 '50만점'이라는 숫자의 상징성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안동시는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5년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다. 2016년에는 한국의 편액을, 2018년에는 '만인소'(1만 명의 청원)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시켰다.

안동시는 우선 초기 민주주의 원형을 보여주는 '만인소'의 2023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목표로 그 내용과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국의 편액, 내방가사 등도 등재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기록문화 보존·활용 법률 제정 움직임

지난 11월 2일 국회에서는 '민간 기록문화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마련됐다.

국내 민간 기록문화를 발굴·연구하고 있는 지역학 연구기관들에게 국비 지원의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보존과 활용에서도 안정적 국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이병훈(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을)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 한국학호남진흥원,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등 국비의 안정적 지원이 시급한 지역학 연구기관들이 함께 주관했다.

이 자리에서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우리 조상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과 현인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민간 기록문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빨리 제도적으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법률이 제정될 경우 민간 기록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활용 사업과 보존에 필요한 국비의 안정적 지원은 물론, 사업에 따른 일정정도의 운영비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어 지역학 연구기관들의 조직 안정화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왜 민간 기록문화를 보존해야 하고,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후속 세대에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하고, 기록문화의 가치와 보존 방안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상일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민간 기록문화의 수집과 함께 국학진흥원이 보유한 기록문화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안동시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기록문화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체계적 논의와 행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 했다.

◆안동의 기록문화, 세계인 공유·일반인 체험 노력

민간기록문화 보존과 활용을 위한 법률 제정 움직임과 함께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 책판,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나섰다.

안동시와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7월 경북 안동에서 세계기록유산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을 개관했다.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안동시가 사업비를 투입한 이 곳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세계기록유산을 최적 상태로 보관·전시한다.

전시체험관은 지하 1층에 현판 전문 수장고, 지상 1층에 유교 책판을 관람할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를 마련했다. 지상 2층에는 현판을 관람하는 개방형 수장고와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그동안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 등은 안전을 위해 장판각과 현판 전문 수장시설에 비공개로 보관돼 일반인은 관람할 수 없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시가 보유한 기록문화를 세계인들이 공유하고 함께 볼 수 있도록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세계기록유산전시체험관에 AR·VR 등 가상현실을 통한 체험관을 구축하는 등 일반인들이 세계유산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하는 작업도 추진할 것"이라 했다.

또한 "안동시는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문화유산 등 3대 카테고리를 완성하고 등재 이후 사후·보존관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동기획 안동시

안동시 로고
안동시 로고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