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수첩] 보수진영의 박용진을 찾습니다

일당백의 기백과 전투력 보유한 젊은 즉시 전력감 정치인 더 확보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전자출입명부(QR코드) 기기로 출입증을 발급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전자출입명부(QR코드) 기기로 출입증을 발급받고 있다. 연합뉴스
유광준 서울 정치부 차장
유광준 서울 정치부 차장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강북을)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승만이 싫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해방 직후부터 교육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삼은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박정희를 반대한다고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 않나"라며 "그 성과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만의 공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함께 노력해서 이룩한 것인데, 이를 외면하거나 깎아내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가 들어도 수긍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발언이다. 그런데 왜 박 의원에게 계속 눈길이 가는 것일까? 이유는 그가 선보이고 있는 범상치 않은 의정활동 때문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에게선 잘 찾아볼 수 없는 일당백의 '기백'과 '전투력'이 부럽기만 하다.

박 의원은 1971년생으로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 의원이었지만 '삼성(대기업) 저격수'로 활약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정치적 지향과는 별개로 초선의원이 자신만의 의정활동 기조로 본인의 존재를 알리는 일은 쉽지 않다.

박 의원 의정활동의 백미는 이른바 '유치원 3법' 발의였다. 파급 효과가 엄청나고 저지 압력도 상당한 사안을 사회적 이슈로 끌어내고 결국 성과(법안 처리)로 연결시킨 공은 공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초선 의원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후한 점수를 받는다.

지난 4·15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오른 박 의원은 지난 11일 차기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런 기여를 하려고 한다"며 "(대권도전)을 매우 진지하고 깊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대구경북 국회의원들과 박 의원의 의정활동을 비교하게 된다. '차분하게 선수를 채워 중진(3선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나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지역 의원들의 모습이 왠지 처량하게 느껴진다.

특히 '즉시 전력감'을 국회로 보내는 서울 유권자와 달리 여전히 국회에서 의원 노릇하려면 적어도 3선은 돼야 한다는 선량을 마주해야만 하는 지역 유권자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아가 보수진영에서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과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차기 대권을 노크하는 젊은 정치인이 보다 많이 나와야 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고 나오고 있는 박 의원에 대적하려면 보수도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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