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전·집단학살 촉발 에티오피아 총리…노벨평화상 '도마 위'

지방 토벌하러 군사작전 지시해 인도적 위기 초래
미얀마 아웅산 수치도 로힝야 인종청소 두둔
격려성 시상의 함정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연합뉴스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연합뉴스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내전이 벌어져 민간인 수백명이 살해되고 수만명이 피란하는 와중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의 군사작전 지시가 내전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벨평화상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비 총리는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오던 티그라이 지역에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군을 투입하고 공습까지 지시했다. 수십년간 에티오피아의 정치와 군부를 장악하다가 2018년 아비 총리 집권 후 독자행보를 고수하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이 표적이었다.

티그라이 지역은 교전 때문에 군인과 민간인이 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전화선도 모두 차단됐으며 전쟁범죄 정황까지 속속 전해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누군가 티그라이 지역의 민간인 수백, 수천명을 잔혹하게 학살했다고 보고했다.

NYT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총리가 대화나 협상 대신 군사작전을 해결책으로 손쉽게 선택했다며 노벨위원회에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비 총리는 2018년 집권한 후 정치범 석방, 언론통제 완화 등 민주적 개혁에 나서고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국경분쟁을 종식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최근 들어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상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비난을 산 사례는 아비 총리가 처음은 아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역시 약 15년 동안 가택연금에 처한 와중에도 비폭력 민주화 및 인권 운동을 이끈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이후 이슬람계 소수 민족인 로잉야족 토벌과 탄압 등에 대해 침묵하고 두둔하는 행동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노벨위원회가 과거에 발생해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가 확립된 성과보다는 후보자들의 현재 행위에 초점을 맞춰 수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 헨리크 우르달 소장은 "노벨위원회는 최근에 현재 진행 중인 일에 대해 상을 줘, 후보자들이 상에 걸맞게 행동하도록 격려하려고 한다"라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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