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文대통령이 챔피언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공자(孔子)가 시대를 초월해 각광받는 것은 그의 사상이 난세(亂世)를 바탕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태평성대보다 난세가 많기에 난세를 헤쳐나갈 길을 제시한 공자의 사상에 사람들이 매료되는 것이다.

난세는 이름과 실질이 어긋난 시대다. 제나라 경공이 이상적인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답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를 맡기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공자는 "이름을 바로잡겠다"(正名)고 했다. 공자는 실질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이는 것을 넘어 실질을 이름에 맞게 고치려 했다.

대한민국이 난세에 빠진 이유는 이름값 못하는 것을 넘어 이름과는 정반대로 가는 이들이 많아서다. 대표적인 이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추 장관은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강제하는 이른바 '추미애법'을 들고나왔다. 인권을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인권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친정권 단체인 민변과 참여연대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추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광인(狂人)을 방불케 하는 추 장관의 언행 탓에 법무부(法務部)가 법무부(法無部), 무법부(無法部) 소리까지 듣는 지경이다.

두 광역단체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성인지성 집단학습 기회"라고 한 이정옥 장관은 어느 부처도 아닌 여성가족부의 수장이다. 피해 여성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2차 가해를 여성의 권익 증진과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할 여성가족부 장관이 했다. 여당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장관의 궤변을 두고 '여당가족부'란 말까지 나왔다.

이름에 맞지 않는 행태로 조롱을 받기로는 정당들도 빼놓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와 '민주'가 없어졌다는 소리를 들은 지 오래됐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이 모이기는커녕 '국민의 짐' 비판을 받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둔한 정의당은 '정의'가 사라졌다고 지적받았다.

장관들이나 정당들만 뭐라고 나무랄 일이 아니다. 이름과 실질이 부합하지 않기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챔피언이다.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할 대통령(大統領) 역할과는 철저하게 정반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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