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이끄는 김종인 비상대책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당의 정통성과 핵심지지층에 대한 예우를 두고 연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두고 엇박자
김종인 위원장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해 부산경남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가덕도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울산·경남 쪽에서 얘기하는 가덕도 공항에 대한 강구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주요 국책사업의 일관성과 절차준수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월성 원전 1호기(조기 폐쇄) 문제와 판박이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했는지 반드시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반발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현 민주당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일관되게 김해신공항 확장에 문제가 없고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득을 보려고 무리하게 변경을 추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결정될 김 위원장이 사안의 맥락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먼저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녀가시는 분'이 문중 어른들에게 안하무인 행태를 보이고 나면 '장손'이 이를 수습하느라 동분서주하는 형국"이라며 "김 위원장이 대구경북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 정치권의 걱정이 기우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과 문제도 이견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보수정당의 정통성 계승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혁신을 앞세우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마무리되는 대로 과거와의 결별을 위한 대국민 사과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17일 의원총회 후 기자에게 "비대위원장으로 올 때부터 누누이 (대국민 사과) 얘기를 해왔는데 이제는 시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시기와 방법은 내가 알아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신중론으로 맞섰다. 주 원내대표는 "상대방이 집요하게 공격하는 마당에 이제 와서 사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오히려 '상대방의 낙인찍기에 빌미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대하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에선 텃밭인 대구경북 출신 두 명의 대통령을 일거에 부정하는 것은 당에 너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수위를 조절하자는 취지의 견해를 주 원내대표가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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