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에 앉으며 시작)
남영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화섭 : 음, 어떤 이야기를 할 거 같아요?
남영 : 11월도 중순을 넘어가니까 11월 괴담 이야기를 하실 것도 같은데요? 안 그래도 이번 11월에도 연예계에 안 좋은 일이 많았잖아요.
화섭 : 그렇긴 하죠. 코미디언 박지선 씨가 세상을 떠나기도 했죠. 얼마 전에는 강다니엘과 트와이스 지효가 헤어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요. 11월 되니 사건·사고가 눈에 띄긴 해요. 11월 괴담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나온 이야기라 싱싱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들고 온 이야기가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소소한 논란이 되는 수지의 '옷'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남영 : 어떤 부분인가요?
화섭 :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주인공 '서달미' 역할을 맡은 수지가 입은 몇몇 착장들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어요.
남영 : 어떤 옷들이 논란이 된 건가요?
화섭 : '서달미'라는 주인공의 배경이 '대학 자퇴 후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까진 구두를 검정 매직으로 칠해 신고 다닐 만큼 형편이 어려운 캐릭터'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3회에서 들고 나온 가방이 무려 명품브랜드 '디올'의 가방이더라는 거죠. 그때 수지가 든 가방을 검색해봤는데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이라는 거더라고요. 가격이 무려 620만 원입니다. 이 씬은 장소가 파티장이었으니 어디 명품 빌려주는 데서 빌려서 갔나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칩시다. 왜냐하면 요새 그런 경우들 많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한 잡지에서 수지가 입은 옷들을 다 분석해 준 걸 봤어요. 근데 가격이 어마무시하더군요. 20만 원 재킷은 저렴해 보일 정도고, 가방 가격만 100만 원, 200만 원 이렇게 하는데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가방만 팔아도 서달미가 대학 자퇴할 일은 없었겠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남영 : 수지가 맡은 캐릭터가 가난한 배경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로 옷을 휘감는 이유는 결국 수지가 걸치면 옷이 팔리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화섭 : 저도 그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지가 '스타트업'에서 입고 나왔던 옷들 중 일부는 이미 품절이 됐더라고요. 소위 말하는 '완판녀의 위엄'인건데, 이것 때문에 수지에게 여러 브랜드들이 드라마에서 자기 브랜드의 옷을 입히려 했을 것이고, 그래서 지금 수지에게 '가방만 팔아도 대학 가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이유가 되겠죠. 다만, 이 차가운 시선을 수지만 받는 건 좀 부당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우리는 그 눈을 돌려서 수지 뒤편에 있는, 카메라 뒤편에 있는 상황을 한 번 이야기해봐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영 : 결국 제작하는 쪽에서 수지에게 옷을 입혀서 완판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건가요?
화섭 : 제작하는 쪽이야 수지가 어떤 브랜드를 입든 일단 연기를 잘해서 드라마가 뜨면 그만이겠죠. 옷 회사가 제작비를 대지 않는 다음에야 수지가 어떤 브랜드를 입든 아주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적어도 이 옷을 입었을 때 화제가 돼서 드라마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간다, 이러면 방송국 쪽에서는 플러스 요인이니까 나쁘지는 않겠죠. 오히려 저는 수지의 스타일링을 맡은 스태프들이 제대로 생각을 하고 일을 하는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수지가 맡은 '서달미'라는 역할이 까진 구두에 매직을 칠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배경을 가진 캐릭터라면 브랜드도 거기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게 정말 일을 잘하는 거겠죠. 주인공이 예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해요. 그거도 맞는 데 문제는 주인공이 그 캐릭터에 맞게 보여야 하는 거거든요. 아무리 소박해 보이는 옷이라도 주인공이 걸치는 니트가 한 벌에 14만 원이나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그 역할에 몰입이 될까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런 디테일을 챙기는 스타일리스트나 의상 관련 스태프가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드라마에서는.
남영 : 약간 느낌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챙기는' 구조처럼 보이는데요? 결국 드라마 주인공이 입는 옷이 팔리니까, 그나마 웃는 쪽은 패션업계가 아닐까요?
화섭 : 그래서 수지도, 수지의 의상 스태프도 디테일을 잘 챙겨야 한다는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여러 브랜드들이 수지에게 자기 옷을 입히려 얼마나 노력을 하겠습니까. 그것도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입히면서 나중에는 패션 잡지나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수지가 이 옷 입었대요"라고 광고 아닌 광고를 하면서 옷을 팔겠죠. 수지 정도면 협찬도 많이 들어오리라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만약 협찬이 다 들어온다고 다 받아주면 우리는 수지의 연기를 봐야 하는 건지 옷을 봐야 하는 건지 헷갈리는 상황이 오는 거죠.
그리고 극을 맡은 배우들도 생각해 볼 부분이 가난한 역할을 맡으면 가난한 역할에 맞는 옷과 브랜드를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서 수지 씨는 예전에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드라마에서도 가난한 캐릭터를 맡았는데도 비싼 브랜드 옷을 걸쳐서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그리고 예전에도 몇몇 드라마에서 가난한 배경의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이 고가 브랜드의 옷을 걸쳐서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은 바 있습니다. 조금만 더 세밀하게 신경 쓰면 되는 건데 이게 안 되는 건 본인의 욕심 때문인지, 업계의 농간 때문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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