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대안이 가덕도?…10조 천문학적 건설 비용은

김해신공항보다 1.8~2.5배 많은 막대한 건설비용
연계 교통망 건설과 연약지반 보강, 유지보수비 등 숨겨진 비용도
국내선과 국제선 분리로 비효율…공역 중첩도 문제
소음과 군 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갈등 유발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가덕도 신공항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동 대항항 일대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동남권 신공항 입지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산 등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예상되는 데다 공항운영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나아가 소음과 군 공항 이전 등 새로운 지역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기관이었던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당시 최종 보고서에서 "가덕은 일반적인(natural) 공항 후보지가 아닌 관계로, 공사 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 리스크도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덕의) 막대한 양의 입지조성(산지 절토, 매립) 공사는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지역 경제활동(어업)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이다. ADPi는 가덕도에 활주로 1본을 건설할 경우 7조7천억 원이, 2본에는 10조6천억 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이는 김해신공항 4조3천억원의 1.8~2.5배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 밖에 감춰진 비용도 있다. 접근성을 높이려면 도로와 철도 등 연계 교통망 건설비가 들어간다. '갯벌'인 연약지반 보강비용, 완공 이후에 지반 침하로 발생할 수 있는 유지보수비, 어업과 소음피해 보상금, 추가 확장 때 막대한 매립·건설비 등도 있다.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활주로를 1본만 짓더라도 문제는 있다. 이는 가덕도는 국제선, 김해공항은 국내선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이 두 공항을 잇는 별도의 교통망이 추가로 필요하고, 국내선과 국제선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또 동서 방향으로 놓일 가덕도와 남북 방향의 김해공항은 항공기 이·착륙 경로가 겹칠 수 있어서, 활주로 활용 효율이 저하된다.

활주로 2개를 만들어 민간공항을 모두 가덕도로 옮기더라도 군 공항으로서 김해공항은 그대로 남게 된다. 김해지역은 소음피해 개선은 없이 민항만 멀어지게 되는 셈이다.

취약한 접근성도 문제다. ADPi는 "가덕은 검토 지역 범위 내에서 남쪽 끝에 위치한 관계로 특히 대구나 경북지역으로부터 지상접근 시간과 거리가 적정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