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을 KT에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석채 전 KT 회장도 이날 항소심에서 모든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1심에서는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 뇌물공여죄는 무죄를 인정받았었다.
재판부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서 증인 채택에 관한 (김 전 의원의) 직무와 딸의 채용 기회 제공 사이에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김 의원의 딸이 부정하게 채용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김 전 의원 본인이 이익을 제공 받은 것이 아닌 만큼 뇌물수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의원과 함께 거주하는 딸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회통념상 김 전 의원이 뇌물을 수수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보고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또 "국회의원이 딸의 취업기회를 뇌물로 수수하는 범행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정한 행동이고, 중진 국회의원이자 국회 환노위 간사로서 지위와 책임을 고려할 때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8년 전의 범행으로 당시에는 자녀의 부정 채용만으로도 뇌물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 환노위 소속이었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 정규직 채용이라는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의원의 딸은 2011년 파견 계약직으로 KT 스포츠단에 입사해 일하다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이 전 회장은 사회 유력인사로부터 청탁 받은 지원자들을 채용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고, 이와 별도로 김 전 의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에서 따로 진행됐던 이 전 회장의 두 재판은 항소심에서 병합됐다.
판결이 선고되자 김 전 의원은 즉각 상고의지를 밝혔다. 그는 "날조된 검찰의 증거들로 채워진 허위 진술과 허위 증언에 의해 판단된 잘못된 결과"라고 이날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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