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가족의 자긍심입니다."
18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공사 현장에서 만난 윤봉환(61) 전 소방관은 "현직에서 오랫동안 익혀온 지식을 현장에 직접 접목해 지역민이 거주하는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경제성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감리 활동을 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32년 4개월 동안 소방관 활동을 한 그는 지난해 12월 달서소방서 소방행정과장(소방령)을 끝으로 소방복을 벗었다. 윤 전 소방관은 1995년 4월 28일 오전에 발생한 지하철 1호선 상인동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대원 중 한 명이다. 당시 달서소방서 직할센터인 월성안전센터에서 근무 중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그날의 화마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항상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그날을 잊을 수 없다"며 "매일 걸어서 출근하는 길에 학산공원에 있는 지하철참사 위령탑을 보면 그날의 안타까움을 되새기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위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평생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육군 중사 출신인 그는 현역 시절 함께 군 생활을 한 선임의 추천으로 소방에 관심을 두게 됐다. 평소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의 생명을 소신 있게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그는 전역 후 소방관의 길로 들어섰다. 윤 전 소방관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평생을 봉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살아온 행복한 삶을 자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을 도와주는 사람은 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봉사하고 평생 좋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돼 자식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싶어 이 직업을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들 윤형준(32) 소방관(소방교)은 현재 북부소방서 산격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2016년 2월부터 소방복을 입은 그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 윤 소방관은 "힘든 일이 있겠지만 응원해주시는 시민들 덕분에 보람찬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방관의 소명 의식이 고취되는 것 같다"라며 "현장에서 힘이 들어도 시민들의 감사하다는 한마디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가족 중 3명이나 소방관을 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을 때면, 함께 공유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가족이면서 소방관으로서 선배이자 후배인 아버지와 여동생이 함께 근무하다 보니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어려움이 있는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나에게 나침반이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분"이라며 "지역대에서 근무할 시절 홀로 지하부 화재 현장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당시 정신적 압박이 컸다. 당시 아버지의 지지와 조언이 없었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성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근무 중인 윤혜진(30) 소방관(소방교)도 든든한 가족이 있기에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고민을 쉽게 털어놓거나 어려운 점을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라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자는 같은 목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간호사 출신인 윤 소방관은 2017년 1월부터 일반직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조직문화가 잘 맞지 않아 간호사를 그만뒀지만, 직업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고 보람도 많이 느꼈다.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생각해 왔다"며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이 소방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오신 선배님들에게 누가되지 않고 국민들의 편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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