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강 표면은 꽁꽁 얼지만 강물은 얼지않아 물고기가 지낼 수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과학계에서는 다른 액체와 구분되는 물의 밀도 특성 때문이라고 추측만 할 뿐, 아직 이를 명쾌하게 밝혀내진 못했다.
포스텍(포항공대·총장 김무환) 화학과 김경환 교수팀과 스웨덴 스톡홀름대 앤더스 닐슨 교수팀은 섭씨 영하 70℃에서 얼지 않은 무거운 물을 만들어, X선으로 찰나의 순간에 물이 밀도가 낮은 가벼운 물로 바뀌는 과정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물이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로 이뤄져 있다는 이론의 직접적 증거를 마련한 연구로 평가받고 있으며, 성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앞서 2017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자신들의 논문에서 영하 46℃의 얼지 않은 물을 측정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영하 70℃에서 얼지 않은 상태의 물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우선 얼음을 녹여 순간적으로 극저온의 물을 제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대기압의 3천배 정도의 압력을 가해 영하 160℃의 고밀도 얼음을 만든 뒤 이 얼음에 강력한 레이저를 쏘아 순간적으로 가열해 영하 70℃의 무거운 물을 현실화해냈다.
이 물은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관측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밝으면서, 엄청나게 빠른 빛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꿈의 빛'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PAL-XFEL)에서 펨토초(1천조분의 1)단위로 X선을 쏘아 영하 70℃의 얼지 않은 물을 순간적으로 측정했다. 압력이 내려가면서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로 상변이를 일으키는 과정을 확인한 것이다.
김경환 포스텍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물의 비밀에 도전해온 세계 연구자들의 오랜 논쟁을 해소해 줄 중요한 결과물이며, 물과 생명의 미스터리를 푸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초 과학에서 큰 의미를 가질 이 중요한 연구 성과에서 학부생들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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