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을 개조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친여 인사들의 실언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전월세 대란'으로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이 포함된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처음 밝힌 직후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하지만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호텔방 전월세 방안을 무리하게 옹호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호텔을 활용하게 되면 요즘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공동 커뮤니티 공간이 생기고, 공동 주방공간 등 공동 사용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잠자고 생활하는 공간이 매우 쾌적하고, 안정성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가구도 다양하고 주거형태도 다양한데 다양한 주거형태에 맞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지에서 굉장히 호응도가 높고 서울시에서도 진행하는 사업"이라면서 "머지않아 호텔이 리모델링을 통해 저렴한 임대료의 질 좋은 1인 가구 주택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일엔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전월세난과 관련, "임대차 3법이 원흉이다는 비판은 워낙 많이 듣지만 저희들 의견은 그렇진 않다"며 "이제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어간다. 우리 경제가 한번은 겪어야 될 성장통이 임대차 3법"이라고 했다.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같은 날 LH 서울본부에서 열린 현장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임대주택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새삼 더 했다"며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진 의원의 발언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본인은 아파트 살면서 서민한테는 환상을 버리라는 거냐", "서민은 닭장 같은 곳에서 잠만 자야 하느냐", "국민 고시원 공급을 정책이라고 내놓느냐" 등의 비판이 폭발했다.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신고에 따르면 진 의원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호가 17억원대의 신축 아파트 '래미안솔베뉴'의 전세권 1억5천만원(전용면적 84㎡)을 보유 중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배고픈 군중에게 '빵이 없으면 쿠키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처구니없는 망언과 같다"고 진 의원을 직격했다.
친여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도 이날 자신의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에도) 여인숙에서 1~2년 사시는 분들이 있었다"며 "그렇게 생각하니 뜬금없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호텔방 전월세 방안을 두둔했다.
하지만 정작 김씨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연면적 223㎡(68평)의 2층 단독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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