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12월이다. 12월은 학사일정의 측면에서 기말고사, 졸업 평가 등을 비롯한 한 학기, 한 해 동안 여러 활동의 평가 시점이 다가옴을 의미한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과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이 아닌 12월 3일에 시행된다. 수능일이면 희한하게도 한파가 잦았던 만큼, 이번 수능일 날씨에 대한 관심도 높다. 날씨 예측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슈퍼컴퓨터는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로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 볼 때, 기상 예측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다.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곳곳에서 활용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AMAZON)은 빅데이터 기반의 상품 추천을 통해 고객들의 쇼핑 경험 향상과 가격 최적화를 추구한다. 미국 미디어 콘텐츠 유통 기업 넷플릭스는 서비스 구독자의 영화 선택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독자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고, 국내에서는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왓차'(WATCHA)에서 제공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옷에 부착한 RFID 태그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입어 본 옷, 가장 많이 팔린 옷 등을 파악해, 잘 팔릴 것 같은 상품을 결정한다. 이처럼 분석 기반의 예측 및 최적화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창조의 영역인 디자인에서도 인공지능의 활동 소식이 들려온다. 러시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아트 레베데프(Art lebedev)의 디자이너 니콜라이 이로노프(Nikolay Ironov)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지난 1년간 20여 개의 브랜딩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결과물의 독특한 스타일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인공지능은 새로운 디자인 작업의 시작을 위해 제품, 서비스, 고객을 설명하는 몇몇 단어의 입력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해당 단어를 사용해 관련 이미지를 찾고 다양한 초기 디자인을 생성한 후, 또 다른 일련의 알고리즘을 거쳐 다양한 결과물을 산출한다. 그러면 (진짜 인간) 디자이너가 고객에게 제시할 최상의 안을 선택한다. 이 인공지능의 놀라운 점은 사람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훨씬 빨리 만들어 내고,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낸다는 점이다. 게다가 하루 24시간을 일하고, 아프지도 지치지도 않는 그야말로 슈퍼 휴먼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두뇌가 할 일을 대체한다. 하지만 그 기계의, 알고리즘의 설계에는 사람의 두뇌가 필요하고, 잘못된 알고리즘을 설정하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잘못된 알고리즘의 대표적 사례로는 뉴욕경찰의 '범죄자 예측 모형'과 구글의 '감기 전염률 예측'이 있다. 이 두 사례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똑똑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정량적 데이터 너머에는 고객이 있고 그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결국 (아직은 다행히도) 사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륙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일제히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도 역대급 오보를 만들었었다. 내일 두터운 코트를 꺼내 입어야 할지. 내일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에게 달린 듯하다.
김태선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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