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세등등한 여왕벌도 쓸모가 없어지면 서서히 버려집니다. 인간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는 23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여왕벌의 레임덕'을 주제로 강연하며 "벌의 세계는 하나의 소우주와 같아서 인간에 적용 가능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여왕벌은 교미 시기에 10여 마리의 수벌에게서 3억 개의 정자를 품은 뒤 알을 낳는다. 교미 뒤 수벌은 생식기가 잘려 죽는다.
이 시기에는 여왕벌이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일벌들이 먹이부터 건강까지 모든 것을 관리해주는데, 여왕벌은 벌통을 헤집고 다니며 거칠 것 없이 행동한다.
하지만 여왕벌이 늙으면 알을 흘리고 다니는 등 제구실을 못 하게 되고, 일벌들은 화가 나서 여왕벌을 교체한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여왕벌이 권력을 쥘 동안 조금만 겸손했더라면 어땠을까"라고 청중에게 물으며 "인간 세계의 권력자는 여왕벌과 같아서 처음에 권력을 잡으면 거칠 것이 없다. 권력자도 여왕벌의 사례를 교훈 삼아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어렸을 적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려고 세계 최고의 양봉업자가 되는 꿈을 키웠다는 안 대표는 30~40년간 험난했던 양봉 인생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안 대표는 "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재학 당시 '공부는 안 하고 쓸데없는 짓만 한다'는 선생님의 핀잔에 27권의 양봉 서적이 찢겨가면서도 벌이 너무 재밌어서 계속 파고들었다"며 "1㎏의 꿀을 얻으려 560만 개 꽃을 들락거리는 고된 노동을 묵묵히 해내는 벌에게 내 인생을 바치리라 다짐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2015년 '양봉인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44회 세계양봉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최고 양봉인이 된 안 대표는 "아직도 벌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10년 벌을 공부하니 벌을 다 알 것 같았고, 20년이 되니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했고, 30년이 넘으니 벌을 모르겠고, 지금은 벌에 대해 백지상태"라며 "오랜 벌의 역사를 짧은 내 인생 동안 다 알 수는 없다.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벌을 공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양봉 해외법인 인수를 추진하며 안상규벌꿀 세계화에 도전 중인 안 대표는 "내게 삶의 지표를 제시한 벌에게 감사하다"며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꿀을 드리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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