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秋·尹 갈등→윤석열 부상→야권 분열은 반간계(反間計)"

추미애 법무부 장관, 홍준표 국회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홍준표 국회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 구도가 어제인 24일 최고조로 치달았다.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 조치에 윤석열 총장은 부당하다며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과거 법무부 장관의 압박에 검찰총장이 옷을 벗은 경우가 더러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장관과 총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은 이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25일 홍준표 무소속 국회의원은 자신의 해석을 담은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석열 총장을 정부 및 여권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정치판에 던진 하나의 '수'로 봤다.

홍준표 국회의원 페이스북
홍준표 국회의원 페이스북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의원은 "참 영악한 집단들"이라며 정부 및 여권을 지목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검사를 앞세워 소위 국정 농단 수사로 보수 및 우파 진영을 궤멸시켜놓고"라며 윤석열 검사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 시절을 언급했다. 이 수사는 박근혜 정권을 종식시켰고, 문재인 정권 출범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사를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고, 2년 뒤인 2019년 7월에는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이를 두고 홍준표 의원은 지난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총장을 '문 정권 탄생의 2등 공신(1등 공신은 추미애 장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정치 수사에 큰 공을 세우고 벼락 출세를 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배경을 주장했고, "중앙지검장 때는 소위 적폐수사를 지휘하면서 이재수 기무사령관을 모욕을 줘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하고, 청와대 말단 행정관까지 싸그리 적폐로 몰아 싹쓸이 수사를 한 공으로 또 한 번 검찰총장으로 벼락 출세했다"고 검찰총장이 된 배경도 언급했다.

(위)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홍준표 의원은 이번 페이스북 글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또 한 번 '수'로 쓰이고 있다고 봤다.

홍준표 의원은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 갈등을 만들어 윤석열 총장을 반대 진영의 주자로 세우도록 야권 분열을 작업한 후, 정권 재창출을 하려고 한다?"며 "참 대단한 반간계(反間計)"라고 수식했다.

반간계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계략이다. 적의 첩자를 거꾸로 이용하거나 이간질을 통해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계략이다. 한나라 유방의 책사 진평이 초나라 항우와 그의 책사 범증을 분열케 해 결국 초나라의 전력을 꺾은 것에서 유래했다.

이를 홍준표 의원의 해석대로 보면, 윤석열 총장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게 잇따라 등용돼 우파 진영을 궤멸한 '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되려 우파 진영에서 지지도 1위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걸 홍준표 의원은 비판적으로 본 셈.

지난 10월 홍준표 의원은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총장을 변호하는듯한 전략을 쓴 것 등을 두고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 운운하는 것은 아무런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라며 '적의 적은 동지' 식의 사고가 안타깝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되돌아보면, 이때부터 반간계가 꽤 먹혀들기 시작했다는 풀이도 가능한 것.

이어 홍준표 의원은 "그런데 그게 니들 뜻대로 잘 될까?"라고 물으며 '간파'했다는 뉘앙스를 남긴 후, 글을 마무리했다.

글에서는 윤석열 총장을 유력 잠룡으로 보고 기대를 걸고 있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경계'를 주문하는 맥락이 읽힌다. 물론 여기엔 최근 여러 설문조사에서 범야권 1위 지지도의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는 경쟁자, 윤석열 총장에 대한 '견제'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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