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가덕도 특별법' 동래파전 뒤집듯 사라질 법안"

'민주당 특별법 발의 강행' 비난 목소리…안철수 "부적합 판단 뒤집기" 지적
가덕도 확정·예타조사 면제 명시…TK 의원들 "최악의 법안 철회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제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 발의를 강행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에는 동남권 신공항 위치를 가덕도로 확정하는 동시에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준공 시점도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이전으로 명시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항공물류기지 역할을 하는 동남권 관문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권이 그 요청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오늘 그런 뜻을 모아 법안을 제출했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법안은 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136명이 서명했다.

민주당의 법안 제출로 정치권을 비롯해 지역 간 논란이 다시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예타 면제와 관련해 편법 논란이 예상된다. 여권이 정권 초기부터 과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적폐로 몰았던 것과 달리 각종 선거를 앞두고 이 사업만 예타 면제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엑스포를 겨냥한 공항부터 짓겠다는 주장도 일의 선후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의 공세는 벌써 시작됐다.

진보 성향의 정의당은 최근 논평을 통해 "집권 여당의 목표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선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합리적 운영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며 "이런 식이라면 MB(이명박) 정부의 '묻지마 4대강'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은 당장 철회해야 할 최악의 법안으로 꼬집었다. 국민의힘 곽상도 대구시당위원장은 26일 "김해신공항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한다는 정부여당의 공식 입장 없이 새로운 공항을 짓겠다는 철없는 행동은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만희 경북도당위원장도 "'가덕도 특별법'은 영남권 5개 지자체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린 최악의 법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선거에 미칠 여파 등을 고려해 원내대책 회의를 열어 조만간 중앙당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다만 해당 법안을 다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교통법안심사소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부산 출신 이헌승 의원이어서, 법안 처리에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가덕도를 하려면 4년 전 부적합했고, 지금은 적합한지부터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부산시장 선거가 끝나면 동래파전 뒤집듯 사라질 법안이 될 것"이라고 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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