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플러스] 갑상선 암 경구강 내시경 수술

입술 안쪽 0.5cm 절개…수술시간 짧고 흉터 없어

기존 절개방식으로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후성 흉터 모습.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에 혹이 있다는 소견을 듣고 대학병원을 찾은 32세 미혼 여성 A씨.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초음파 검사 및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했고, 1주일 뒤 결과는 갑상선 암으로 진단되어 갑상선 절제술을 하기로 계획했다.

A씨는 미혼인데다 수술 후 목 앞부분의 수술 자국을 걱정했고, 고민 끝에 겉으로 흉터가 안 보이는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반절제수술 받았다.

수술 3주 후 입안의 상처는 안 보일 정도로 사라졌고, 식사 시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A씨는 목 부위에 흉터가 없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했고, 수술 후 최근까지 암의 재발 소견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 모습. 외부 흉터가 드러나지 않는다.
기존 절개방식으로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후성 흉터 모습.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 기구 삽입 모식도.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 모습. 외부 흉터가 드러나지 않는다.

◆갑상선 암 생존율 100% 육박, 수술 후 삶의 질 고민

갑상선은 앞목의 가운데에서 아래 쪽에 위치하며, 생김새는 나비를 닮은 모양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 저장했다가 분비하는 내분비기관 중의 하나다. 갑상선 호르몬은 마치 난로의 온도 조절기처럼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생긴 암이 갑상선 암이다.

갑상선 암의 생존율은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도 생존율이 95%정도로 높았으나 이후 점차 더 높아져 최근에는 거의 100%에 육박해, 이른바 '착한 암'이라 불리워지는 암이다.

수술 후 예후가 좋다보니 사람들은 치료뿐만 아니라 갑상선 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목 앞쪽에 생긴 흉터로 인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흉터를 가리려고 스카프 등을 사용하며, 옷을 고를 때에도 흉터가 드러나지 않도록 목 부위가 가려지는 옷을 고르는 등 생활에 불편들이 삶의 질에 크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고된다.

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이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이며 크게 경부 절개법과 내시경 수술법이 있다.

먼저 경부 절개법은 목에 3~5cm가량의 절개를 통해 갑상선을 적출 하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목주름에 절개 라인을 만들어서 수술 후 자국이 외부에 많이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사람에 따라 흉터가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흉터가 증식하는 켈로이드 체질인 경우에는 작게 절개를 하더라도 목 앞쪽에 쉽게 눈에 띄는 흉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수술 방법이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이다. 외부로 쉽게 드러나는 목 앞쪽에 절개를 하지 않고 겨드랑이, 유방, 귀 뒤 헤어라인, 구강 등의 위치에 절개를 가하고 내시경 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수술한다. 내시경 갑상선 수술은 목 흉터를 안 보이게 하는 장점뿐만 아니라 기존의 Full HD보다 확대된 4K 내시경 화면과 정교한 기구들을 통해 세밀하게 수술함으로써 중요한 혈관, 신경, 부갑상선을 잘 보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일반 절개 수술과 비용이 차이가 없다.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 전 아랫입술 절개부위 표시 모습.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 기구 삽입 모식도.
이동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 전 아랫입술 절개부위 표시 모습.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 단점 보완 '주목'

갑상선 암에 대한 기존의 내시경 수술도 단점을 보완하는 발전을 거듭해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이 등장했다.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은 아랫입술 안쪽 점막 3곳에 0.5~0.8 cm 크기의 작은 절개를 하고, 이곳을 통해 내시경 기구를 삽입하여 수술 공간을 확보하고 갑상선을 절제한다. 아랫입술 안쪽 점막의 절개는 몇 달 뒤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잘 아물며, 겉 피부로 보이는 흉터가 전혀 없다.

이 방법은 기존의 겨드랑이, 유방, 귀 뒤 헤어라인 접근 방식 내시경 수술보다 절개부위에서 갑상선까지의 도달 범위가 가장 적다. 다시 말해 절개부위에서 갑상선까지 수술 공간 확보를 위해 터널공사를 해야 하는데 그 경로가 가장 짧은 수술방법이라는 것.

따라서 통증과 회복기간이 적게 걸리고, 수술시간도 다른 내시경 방법보다 단축이 가능하다. 또한 정중앙에서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양쪽 갑상선으로 균일한 접근이 가능해 필요시 갑상선 전절제술과 주변 림프절 절제술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동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수술은 대구경북 이비인후과 중 대구가톨릭대병원이 가장 먼저 시행했다"면서 "경구강 내시경으로 수술 후 환자의 미용 만족도 및 치료 결과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수술 결과가 기존 수술법과 비교시 대등한데다 흉터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목소리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환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용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젊은 여성들과 켈로이드 피부 체질로 흉터가 도드라지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인 수술 방법이다.

이동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갑상선 암 수술과정에서 자칫 목소리 손상이 올 수 있다. 갑상선은 위치상 '후두되돌이신경'이 붙어 있어 수술 시 주의를 요한다. 이 신경이 다치게 되면 수술 후 성대의 일시적 또는 영구적 마비가 올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진료 시 후두내시경을 통해 성대의 운동성을 직접 확인하고, 음성 검사를 실시하여 수술 전·후 후두성대 상태를 비교 분석한다. 또한 수술 시 신경 모니터링 장비를 통해 후두되돌이신경의 위치를 파악하여 보다 정교하게 수술을 하면서 관련 부작용을 더욱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동원 교수는 "갑상선 수술 방법을 선택할 때에는 환자의 선호도, 환자의 피부체질(켈로이드), 악성 종물의 크기와 위치,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러한 요소를 바탕으로 경부 절개법과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 중 가장 적합한 수술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이동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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