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정치권의 화약고가 됐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7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정지를 명령한 것을 '법치문란'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는가 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부 사찰 징계 사유를 거론하며 윤 총장에게 맹공을 퍼부은 것은 물론 추 장관을 향한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與, 국정조사 안 받으면 이낙연 레임덕"
국민의힘 103명, 국민의당 3명, 야권 성향 무소속 4명 등 국회의원 110명은 이날 '법치문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발의했다. 이와 함께 윤 총장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먼저 꺼냈다가 야당이 호응하자 발을 빼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신속하게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우리는 적극 환영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민주당이 신속히 응해 빠른 시간 내에 진행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당을 향해 "당 대표가 강하게 국정조사를 검토하라고 했는데 당에서 거부하면 대표 레임덕이 온 것이냐"면서 "국민적, 국가적 관심사인 이 사건을 국정조사 하지 않으면 국회는 어디다 쓰라고 만들었나"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국회 본청 의안과에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후 "이낙연 대표가 지금 자가격리 중인데, 민주당은 더는 이 대표를 '식물 당대표'로 만들지 말고 즉시 국정조사에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명백한 검찰판 사법농단"
민주당은 야당이 국정조사를 이른바 되치기 기회로 삼아 정쟁을 벌이고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윤 총장과 검찰을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판사 사찰은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책임자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절차가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총장 직무정지 명령에 전국의 고검장, 검사장, 평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는 것에 "어느 부처 공무원이 이렇게 집단행동을 겁 없이 감행하겠나. 이것이야말로 특권의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총장 측이 사찰 문건을 공개했는데 인권 무감각증도 정말 놀랍다"면서 "검찰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명백한 검찰판 사법농단이다. 윤 총장은 더 늦기 전에 명예롭게 내려놓으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데 대해 "게임하듯 이 문제를 다뤄선 안 된다"면서 "수사 중인 사안은 국조를 할 수 없다. (법무부의) 수사의뢰까지 감안해 원내대표실이 의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야권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국정조사 범위는 ▷윤 총장 직무정지 명령 및 징계 위원회 회부 내용 및 절차적 정당성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 ▷채널A 검언 유착 의혹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수사팀의 위증교사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과 감찰권 남용 의혹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사건과 관련한 대검찰청 및 서울동부지검 인사 관여 의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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