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논란에 여론이 피로감을 호소함에 따라 불을 지른 여당의 고민이 깊어졌다.
애초 여당은 검찰개혁 화두를 띄우면서 권력기관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의 지지를 기대했으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지긋지긋한 싸움 좀 그만 두라'는 냉랭한 반응만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검찰 견제 시도가 '정권 비호사건에 대한 재갈 물리기'로 비쳐지면서 여권의 스텝이 꼬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퇴로를 고심하는 모습도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5선 중진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쓰레기 악취 나는 싸움이 너무 지긋지긋하다"며 "동반 퇴진시켜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응천 의원도 최근 "과연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할 만한 일인지 또 지금 이럴 때인지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당이 당력 집중을 위해 강도 높은 입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들이다.
특히 여당 의원 중에서는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K-방역이 흔들리고 있고 시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개혁 카드를 고집하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소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핵심지지층의 숙원과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재보궐선거를 앞둔 여당이 할 일도 잊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여당 내에선 상황이 꼬일수록 당이 냉정을 찾아야 한다는 훈수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가 설익은 국회 국정조사 카드를 내밀었다가 지도부가 대신 나서 대표의 말을 주워 담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애초에 없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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