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한평생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가는 경향이 있어 건강을 해칩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활동을 통해 우울이나 불안감을 줄여줘야 합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3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를 찾아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권 교수는 이날 '코로나 블루,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다른 환자들의 중환자실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빠르면 이번 주 중 중환자실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백신이 충분히 보급되기 전인 올겨울이 고비가 될 것으로 봤다. 권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환자가 함께 급증하는 '트윈데믹' 상황이 온다면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특히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코로나19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사회적 변화에 따른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 좌절감, 고립감 등이 나타나는 것을 코로나 블루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현재는 코로나 블루가 만연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사람이 45.7%, 매우 심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응답도 1.8%를 차지했다. 권 교수는 미국에서 약 1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불안, 우울증 징후를 보이는 사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고, 캐나다에서는 15~49세의 알코올 소비가 20% 늘었다는 조사 자료도 인용했다.
권 교수는 결국은 '코로나 블루'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환경, 외부 현실, 자극, 앞으로 벌어질 갈등 상황 등이 스트레스의 요인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속의 현실, 반응, 스트레스 대처, 갈등 해소 노력 등 내면적인 요인에서 스트레스의 정도가 더 많이 좌우된다"며 "똑같은 자극이더라도 어떤 사람은 굉장히 힘들고, 어떤 사람은 별로 힘들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도 객관적인 것일 수 있지만, 마음속에서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해소해내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강박증 치료 최고 권위자인 권 교수는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강박증 클리닉을 개설했다. 저서로 강박증을 다룬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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