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까지는 전국 모든 골프장이 12월부터 봄까지 오프시즌(비수기)이라고 여겼다. 기온은 영하로 떨어치고 살을 베는 칼바람에 연신 손을 비비고 발을 굴러야하며, 잔디는 갈색으로 변하고, 얼어버린 그린을 맞고 공은 사라지기 일쑤였다. 눈이 오면 아무리 잘 맞은 공이라도 찾을 길이 없어 고 정주영 회장은 빨간색을 칠한 '컬러볼'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사계절을 가진 우리에게 여름철 장마와 겨울의 한파는 골프의 적이다.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골프도 동장군 앞에선 어쩔수 없을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여전히 모든 골프장은 전 시간 '예약완료'이다. 이때면, 따뜻한 해외로 원정 골프를 가던 수많은 골퍼들도 올해는 대안이 없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연말모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호황을 이용하여 골프장 이용료를 대폭 올렸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만 볼때면 가격 상승이 당연하다고 옹호하는 의견도 있지만, 사회경제적 어려움속에 배짱 장사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선택권을 박탈당한 골퍼들은 울며 겨자를 먹을것인지 십시일반 힘을 합쳐 골프장의 만행에 대항의 의미로 발길을 끊을것인지 결정만 남았지만, 그러기에 골프장의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라 의미가 없고, 그렇다고 행복추구권을 위해 무분별한 골프장 건립을 추진해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생각도 안된다.
코로나 시국에 골프가 웬말이냐는 원성도 자자하다. 식당과 카페는 부분영업을 하고 헬스장과 목욕탕은 걸핏하면 문을 닫으며 집합금지 업종에 있는 분들의 고통은 가히 상상 불가이다. 학생들도 학교 등교도 못하는 마당에 꼭 골프를 쳐야 하냐는 비아냥이 들린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것을 걸어 잠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더 철저히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골프장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들도 움직여야만 코로나를 극복하고 원래의 자리로 더욱 빠르게 돌아갈 것이다.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스포츠 활동과 여가생활은 당분간만이라도 자제를 하는 것이 좋겠다. 골프장에서도 정부가 정해놓은 틀 이상으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나의 불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게 주변사람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을 전염시킬 수 있음을 명심하고 생활방역수칙을 습관화해야 된다.
'언택트'는 코로나19가 앞당긴 흐름이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전통적으로는 연습장에서 레슨 프로에게 7번 아이언을 가지고 스윙연습을 시작했다면, 지금은 TV골프채널을 비롯하여 유튜브를 통해서 수많은 '선생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특히 모바일로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본인에게 맞는 레슨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연습장에서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연습 방법으로 꾸준히 땀흘리는 것이 정도임은 분명하지만, 스크린골프장의 성장과 함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이 시대적 흐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언제든 마스크 착용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골프를 연습하고 즐겨야 하는 것은 다름이 없다. 자신부터 감염예방에 최선을 다할 때 마스크없이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드넓은 골프장을 걸을 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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