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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음주운전 적발 감소, 비접촉 측정기 탓?

11월 427건 작년 동기보다 24%↓…운전자 호흡 외 다른 성분도 섞여
車 내부 알코올 감지 감도 떨어져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 11월 1일부터 연말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대구 북구 운암공원 부근 도로에서 비접촉 음주감지기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 11월 1일부터 연말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대구 북구 운암공원 부근 도로에서 비접촉 음주감지기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에서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회식이나 모임 등이 준 것이 원인. 하지만 비말(침) 감염 위험이 낮은 비접촉 음주측정기를 쓰다보니 감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음주단속 적발 건수는 427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2건보다 24%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술자리나 회식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비접촉식 음주측정기 감도가 기존의 숨을 부는 방식의 감지기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단속 경찰관들의 얘기다.

현재 경찰이 사용 중인 비접촉식 감지기는 호흡을 직접 불어넣는 기존 감지기와 달리 감지기를 차 내부 운전자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에 대고 있으면 차 안에 떠도는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판가름한다.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음주단속 감지기가 바뀌었다. 기존 감지기를 사용하면 입김을 불면서 비말이 튈 우려가 있기 때문. 현장 단속 경찰관과 운전자, 동승자 모두에게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바뀐 비접촉식 측정기는 도입 초기부터 감도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운전자의 숨이 직접 단속기에 들어가야 음주 여부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데, 차 내부에는 호흡을 통해 뿜어져 나온 공기 외에 다른 공기도 섞여있어 판별이 어렵다. 이에 지난달 초 성능과 감도를 개선한 새 감지기가 배부됐지만 여전히 적발율은 낮다.

현장 단속에 나선 한 경찰관은 "지난해처럼 매일 주‧야간 1차례씩 단속 나가도 하루 종일 적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음주측정기가 반응을 해서 확인해보면 음주가 아니라 차량 내부 방향제나 피로회복제 영향이었던 적도 많다"고 했다.

특히 손 소독제에 함유된 알코올 성분도 측정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경찰 관계자는 "비접촉식 감지기로 측정했을 때 면허취소 수준의 수치가 나와서 기존 감지기로 다시 측정해보면 손소독제 알코올 성분 때문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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