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산 지키고, 與 반대 막고…TK의원들 찰떡 공조

내년도 국비지원예산 편성 수훈…주호영 원내대표 지역 의원에 힘
추경호 예결위 간사 끌고, 임이자 의원 등 예결위원 뒤에서 밀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정치권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국회의 2021년도 정부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국비지원예산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안에 담기지 않았던 제3차 재난지원금 재원확보 과정에서 지역 숙원사업 관련 예산이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지역 의원들이 탄탄한 조직력을 발휘해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작품'의 중심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있었다. 사실상 정부예산안 국회 처리 여부의 열쇠를 쥔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예산을 지키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경북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와 얘기가 잘 된 사안'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무기를 장착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의원들보다 한발 앞선 출발점에 설 수 있었다"며 "여기에 주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수시로 '제 얼굴을 봐서라도 대구경북 예산은 꼼꼼히 살펴봐 주세요'라고 지역 의원들에게 힘을 실은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여야의 최종협상 과정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한 가지 요구사항으로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포항~영덕) 예산'을 제시해 경북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교가 없는 지역의 설움을 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오른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간사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1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오른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간사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1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대구 달성)는 예산확보 전쟁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았다.

추 의원은 예결위 논의과정에서 지역현안을 줄곧 챙겼고, 마지막까지 정부와 여당이 반대했던 대경권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국립청소년진로직업체험수련원 건립 추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는 추 의원인데 지역 예산을 다룰 때는 눈빛이 다르더라"는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와 추 의원은 지역에서 반발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추진의 적정성 검토 연구용역비(20억원) 예산을 관련 특별법이 통과된 후 집행하도록 '동결'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 원내대표와 추 의원은 부산경남 지역 언론으로부터 '국가 재정에 가덕신공항이라는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대구 출신 야당 원내대표와 간사 몽니에 결국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예결위원으로 활동한 국민의힘 임이자(상주문경),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홍석준(대구 달서갑), 김형동(안동예천),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도 초기 예산확보 작업에서 공을 세웠다.

임 의원은 한국노총에서 함께 활동한 한정애 여당 정책위의장을 집중 설득해 지역 예산에 대한 여당의 반대를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예결위에서 활동한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덕분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경북 북부지역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 성적표가 괄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기획재정부에서 차관(예산실장)을 지낸 국민의힘 류성걸(대구 동갑)·송언석(김천) 의원도 지역예산에 대한 기재부의 시선을 부드럽게 하는 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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