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주요 은행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23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연간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이 20조원을 넘긴 건 사상 최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103조3천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80조4천532억원보다 22조8천860억원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누적 잔액은 지난해 12월 80조원대로 오른 뒤 올해 5월 90조원을 넘기고 10월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이 같은 전세대출 증가세는 전셋값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난 상반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강화,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친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고가 주택 매매를 목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매매 수요가 줄고 전세 수요가 늘었다.
또 지난해 11월 정부가 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규제하면서 2, 3월 '막차 전세대출' 수요가 몰렸다.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가 새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하면서 전국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전세물량마저 부족했던 탓에 전셋값이 급등했고 전세대출도 불었다.
다만 11월에는 전세대출 증가세가 전월과 비교해 주춤했다. 일부 은행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자 연말까지 일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키로 하면서다. 이 기간 전세대출은 총 1조6천564원 느는 데 그쳤다.
은행권은 이달에도 전세대출 증가세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1월에도 이미 전셋값이 올라있던 데다 전세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자녀 학군에 맞춰 이사하려는 전세계약 수요가 많았다. 당분간 전셋값 급등, 전세대출 증가세가 일정 수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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