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의 파노라마였다.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 및 취득세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자고 나면 집값은 올랐다. 임차인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은 전셋값 폭등을 견인했고, 전세 난민을 양산했다. 전세 난민이 늘어나니 잔잔했던 월세 시장까지 보증금이 폭등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강화하니 지방이 뛰고, 지역별로 핀셋 규제를 가하니 인근 지역이 들끓었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먹히니 정부는 갈수록 센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센 정책이 나올 때마다 집값과 전셋값은 오르고, 집 없는 서민들의 부담은 늘어났다. 자기 집 한 채 가진 사람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집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팔지 않으면 한 푼도 내 손에 들어오는 게 없는데, 공시가격이 올라 세금 부담만 늘어났다. 오른 집값은 '내 손에 들어온 돈'이 아니라 '가상화폐'에 불과한데, 당장 내야 할 현실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잇달아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문재인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했다.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지금까지 낸 24번의 부동산 대책의 바통을 이어받는 25번째 대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홍수를 막겠다고 흙으로 제방을 쌓고, 흙제방이 무너지니 돌제방을 쌓고, 1미터 높이로 안 되니 2미터 높이로 쌓고, 2미터로도 안 되니 극단적으로 10미터 높이로 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홍수를 막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높은 제방도 필요하지만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갈 수 있는 길을 터 주어야 한다.
국토부 장관 교체를 계기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 일변도'에서 '물길 트기'로 전환되어야 한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는 규제 일변도의 대책에서 벗어나 신도시 택지 개발, 역세권 개발,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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