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욕 과잉 상태"…조두순 출소 D-4, '나영이 주치의' 일문일답

신의진 교수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

2019년 10월 26일자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공개된 조두순 최근 모습. SBS 캡처
2019년 10월 26일자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공개된 조두순 최근 모습. SBS 캡처

흉악범 조두순이 오는 12일(토) 출소를 앞둔 가운데 나영이(가명)의 주치의인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조두순의 재범 가능성을 우려하며, 성범죄자 보완처분을 제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두순은 그냥 성범죄자가 아니라 사람을 동물 취급하고 반 죽이다시피 한 범죄의 흉악성에 대해 다들 경악한 것"이라며 "12년이 지나도 교정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피해자의 코앞에 데려다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조두순에 대해 동료 재소자의 증언 등을 언급하며 "(감옥에서도) 성욕이 과잉하고 그것을 행동화하고 심지어 자위행위도 사람들 앞에서 했다. 성적인 감각을 '전파'에다 연결시켜서 왜곡된 인지를 보이고 있다"며 "술을 조금 먹고 폭력성이나 충동성이 나오면 상대방이 어떤 고통을 느낄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공감을 못 하는 성격"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나영이와 연락을 계속 하고 계시나? 주치의로서 심경은?

-나영이나 나영이의 아버지 등 가족과도 계속 연락하고 있다. 12년 전에 그 일들이 주마등처럼 막 지나간다. 제가 이럴진데 가족들은 어떻겠나.

▷조두순 재범 가능성 있다고 보나?

-조두순은 그냥 성범죄자가 아니다. 너무 잔혹하게 한 아이를 반 죽이다시피했고, 사람을 동물 취급했다고 할 정도의 범죄의 흉악성에 대해서 다들 경악을 하신 거다. 또한 국민들이 (국민)청원을 많이 했음에도 12년이 지나도 아직 교정이 될 가능성이 안 보이는 사람을 바로 피해자를 코앞에 갖다 놓은 거나 다름없다. 피해자 아버님도 설마 내 앞에 다시 오겠느냐(고 생각하셨는데) 현실이 됐다. 많은 국민들이 나에게 그런 일이 생겨도 국가는 이렇게 밖에 못 해주지 않겠느냐 하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평균적 성폭행범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는?

-제가 1년에 500명 정도 성폭력 피해 어린이를 진료를 하는데, (조두순 사건은) 정말 엽기적이였다. 피해자의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에다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건 강간이 아니라 살인미수, 살인이라고 생각했다.

▷조두순이 자신이 키우던 개한테도 학대를 했던 게 주목이 됐는데.

-본인이 자랑까지 하고 있다. 술을 조금 먹고 충동성이 나오면 상대방이 어떤 고통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전혀 공감을 못 하는 성격이다. 그러니 술만 조금만 먹어도 아이한테든 동물한테든 (폭력성을 발휘하는 거다.)

▷수감 생활 동안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500시간 이수했다던데.

-무슨 심리치료일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겨우 구해서 한 장으로 요약한 걸 봤다. 치료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곤란한 수준이었다. 교육 수준이다. 우리가 흔히 심리치료라고 하려면 효과성이 3년 지속돼야 한다. 어떤 효과성 검증이 안 돼 있다.

두 번째, 성범죄자라 하면 다양한 그룹이 있고 사람의 유형에 맞춘 치료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조두순 같은 경우는 충동 조절이 안 되고 상대에 대한 공감이 없고 술 먹어서 기억 안 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고 다음에는 자기가 한 행위로 인해 아이가 얼마큼 다쳤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런 식으로 '부인'부터 깨야 되는데 제가 본 프로그램에는 전혀 그게 없었다. 이런 식으로 교육하는 것을 치료라고 부르면서 550시간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성교육을 어떻게 치료라고 할 수 있나 싶어 놀랐다.

▷동료 재소자 증언도 충격적이다.

-12년 전 피해 어린이의 재판 과정을 통해서 조두순을 간접적으로 (접하며) 참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때랑 똑같다. 성욕이 과잉하고 그것을 행동화하고 심지어 자위행위도 사람들 앞에서 했다. 성적인 감각을 '전파'에다 연결시켜서 왜곡된 인지를 보이는 것도 이상하다.

▷나영이가 결국 살던 동네 떠나기로 하고 가계약까지 한 상태인데 나영이가 많이 울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가급적이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영이가 사춘기 이후로는 굉장히 안정이 돼서 공부도 잘하고 정말 보통의 아이들처럼 지냈는데 이런 사건을 접하면 무너질까봐 피해자 아버지가 성폭력 관련 뉴스는 다 못 보게 했었다. 그래서 이 아이는 가급적으로 피했는데 이번에는 현실로 다가왔지 않나. 그래서 온 가족이 다 울었다고 한다. 이사 결정 전에 울고 힘들어 한 것뿐만 아니라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이 돈으로 도저히 (이사를) 못 간다더라. 경제적으로도 힘든 거다.

▷이 기회에 어떤 것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나?

-우리나라 형벌은 감옥에 가고 형을 사는 쪽에 치우쳐있지,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예컨대 가해자가 출소했을 때 재범을 막고 억제하고 제한하는 등은 전혀 체계화돼 있지 않다. 범죄자에 대한 보완 처분에 대한 부분은 예산도 안 쓰고 제도도 안 만들고 전문가도 안 만들고 전문 프로그램도 없이 갑자기 보호수용법 비슷한 걸 만든다고 한다.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이런 점이 정말 걱정이 된다. 지금처럼 인신구속으로 가면 정말 인권유린이 된다. 차근차근 준비를 해서 제대로 전문적으로 교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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