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하영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리부장

하영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리부장
하영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리부장

지난해 2월 대구시청에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로 자리를 이동했다. 처음엔 시장이라 낯설고 생소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지인들로부터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일명 '매천시장'에도 공무원이 근무하느냐고 되묻곤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활기차고 생생한 서민의 삶의 현장을 목도하는 것 같아 좋다. 아울러 서민의 더 좋은 삶을 위해서라도 도매시장을 반드시 활성화시키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된다. 도매시장은 크게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한약도매시장으로 구성돼 있고, 일반직 등 6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구시 산하 사업소이다.

주요 역할은 도매시장의 시설물 유지 관리는 물론 농수산물의 원활한 수급 및 가격 안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 상장 경매를 통한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 전국 우수 농수산물의 판로 제공 및 공정한 거래 가격 형성, 생산자와 출하자에 유통 관련 정보 제공 등이다. 시장 유통구조는 농·축산의 경우 도매시장 법인제, 수산·한약재는 시장도매인제로 운영하고 있다. 거래 실적은 전국 세 번째 규모로 한강 이남의 최대 거점 공영도매시장이다.

이러한 공영도매시장의 설립 목적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제1조'의 규정에 따라 농수산물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적정한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민 생활 안정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유통 관련 정보 제공, 전자경매를 도입해 거래의 투명성 확보, 지속적인 불법유통행위 단속, 시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농수산물 안전성 검사, 종사자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도매시장은 몇 가지 어려운 현안 문제에 직면했다. 첫째는 시설물 노후화, 주차 공간 협소 등이다. 1988년 개장 후 30여 년이 넘었다. 둘째, 야채 등 폐기물 쓰레기 처리 문제다. 특히 여름철 장마 등 기온이 상승하면 쓰레기 악취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셋째, 도매시장 특성상 고객이 많이 찾는 다중집합장소인 만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도매시장을 찾는 고객과 거래 물량이 줄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다행히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주차 공간, 쓰레기 악취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 마스크 쓰기 운동, 건물 주변 및 취약지역 소독 등 자체적인 비상 방역대책을 마련해 잘 대처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서도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방역 활동과 더불어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지속적인 지도 감독, 철저한 업무 감사를 통한 불법영업 근절과 동시에 시장도매인의 관련법 준수, 거래 실적 및 영업 능력 향상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장도매인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운영 내실화 등 도매시장의 효율적인 관리와 유통 종사자의 경쟁력 강화로 시장 거래 활성화뿐 아니라, 농수산물 안전성 검사 강화, 취약지역 정비 등 쾌적한 환경 조성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신뢰받는 공영도매시장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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